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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푸른 바다의 전설 3

 

[신비로운 음악]

 

[개운한 신음]

 

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?

 

제 이름은 세화라고 합니다

 

내 어릴 적 세상을 먼저 떠난 누이가 있었는데

 

그 아이 이름이 세화였지

 

- (담령) 밝게 - (인어) 밝게

 

빛나는 아이라는 뜻이지요

 

(세화) 제게 그 이름을 만들어준 이가 있었습니다

 

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?

 

[아이들의 탄성]

 

(세화) 20년 전 여름 [갈매기가 끼룩거린다]

 

한양에서 바닷가의 외가로 놀러 온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

 

(아이1) 너 저기까지 헤엄쳐서 갈 수 있어?

 

- (아이2) 당연하지 - (아이1) 거짓말

 

[아이들이 재촉한다]

 

(아이2) 알았어

 

내 이름은 담령이야

 

네 이름은 뭐야?

 

너 이름 없으면 내가 만들어 줄게

 

(어린 담령) 네 이름 세화로 하자

 

세화는 '밝게 빛나는 아이'라는 뜻이야

 

(세화) 그 여름이 지나 소년은

 

한양의 집으로 돌아갔지만

 

(어린 담령) 아버지, 보내 주세요!

 

(세화) 그는 틈만 나면 다시 바다로 돌아오기 위해

 

최선을 다했지요

 

(담령) 아버지, 보내 주세요!

 

(담령 부) 그래, 이번에 꼭 외가에 다녀오고 나면

 

글공부에 힘쓸 것이냐?

 

(어린 담령) 네, 소자 학업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이옵니다

 

(세화) 소년은 인어가 처음 먹어 보는 뭍의 음식들을 먹게 해 주고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인어가 보지 못한 뭍의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 주었습니다

 

그렇게 두 아이는 함께 세월을 보내고 성장했습니다

 

보름 있으면 한양 우리 집에 신부의 사주단자가 올 거야

 

난 이제 혼인해야 해

 

혼인이 뭐야?

 

어...

 

다른 여자랑 같이 살아야 하는 거

 

그 여자만을 지켜 주고 좋아해 주면서

 

그럼 이제 바다에 못 와?

 

모르겠어

 

(어린 담령) 넌 뭍에 와서 살 수 없는 거야?

 

(어린 세화) 인어가 어른이 되면 그럴 수도 있대

 

뭍으로 나가면 다리가 생긴다고 했어

 

근데 지금은 안 돼

 

난 너랑 헤어지기 싫어

 

너 말고 다른 여자만 지켜 주고 좋아해 주면서

 

평생 같이 살고 싶지 않아

 

그래도 어떡해

 

난 뭍에 갈 수 없고 넌 물에 올 수 없는데

 

[물이 첨벙거린다]

 

[반짝거리는 효과음]

 

(세화) 혼인한 첫날 밤

 

소년은 신방을 벗어나

 

며칠을 달려 바다로 향했습니다

 

[어린 담령의 기합]

 

(어린 담령) 세화야!

 

세화야!

 

(세화) 소년은 알고 있었습니다

 

수영을 못하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인어는 반드시 나타날 것을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하지만 그는 중요한 걸 모르고 있었지요

 

인어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

 

바로...

 

입맞춤으로 인간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지워 버릴 수 있다는 것

 

그렇게 인어는 소년의 기억 속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(어린 담령)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이냐?

 

(담령) 내 아내는 혼인한 다음에 폐부에 병이 생겨 죽었지

 

죽기 전까지도 내가 혼인 첫날밤 도망간 걸 원망했는데

 

난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어

 

내가 그날 밤

 

왜 도망갔는지

 

내가...

 

그 소년이냐?

 

[애잔한 음악]

 

야, 이 짱구야 너 잘 따라오라니까 어디로 샜어

 

(인어) 사랑해

 

[캑캑거린다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[준재의 힘겨운 숨소리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[가쁜 숨소리]

 

(조폭) 야!

 

[준재의 놀란 신음]

 

아니, 거기서 왜 뛰어내리냐고

 

아, 미쳤나, 진짜

 

아, 머리야, 씨

 

뭐냐, 이건 또?

 

[신비로운 효과음]

 

[숨을 하 내뱉는다]

 

[힘겨운 한숨]

 

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[하품한다]

 

(승무원) [영어] 와인 한잔 드릴까요?

 

[신비로운 음악]

 

(TV 속 앵커) [한국어] 속보입니다

 

살인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던 용의자가 발작 증세를 일으켜

 

병원 치료를 받던 중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

 

경찰이 공개 수배령을 내린 40대 살인 용의자 마대영의 모습입니다

 

[뉴스가 연신 흘러나온다]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대영의 저지하는 신음]

 

[대영의 멋쩍은 웃음]

 

얼마나 다녀오세요?

 

(남자) 일주일 정도 있을 거예요

 

(대영) 네, 좋은 여행 되세요

 

(준재) 택시

 

[남두가 흥얼거린다]

 

[경쾌한 음악]

 

왔네? 살아서

 

이리 와

 

이리 와!

 

(남두) 야, 야, 씨, 야, 왜 그래?

 

야, 야, 야, 네가 무사히 살아 돌아올 줄 알고 있었어

 

아, 그랬으니까 네 전화 씹을 수 있었지

 

(남두) 야, 아, 아, 아, 야!

 

이, 형 마음도 모르고 바보, 바보, 아...

 

[남두의 괴로운 신음]

 

(준재) 그래서 이 집을 네 집처럼 그러고 있냐, 어?

 

[남두의 괴로운 신음] 나 영영 안 오면 여기 쓰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?

 

(남두) 아, 목, 목, 목, 목!

 

[남두의 괴로운 신음] (준재) 아휴

 

[남두의 다급한 신음]

 

아, 조남두, 저 못 믿을 인간

 

[다급한 숨소리]

 

(남두) 태오야! [문이 쿵 닫힌다]

 

[남두의 탄성] [도어 록 작동음]

 

[준재의 헛웃음]

 

(남두) 짐 그쪽에 놔, 편하게 해, 편하게

 

편해, 왜?

 

내 집이니까, 어?

 

(준재) 야, 네가 뚫었냐, 우리 집 비번?

 

(남두) 아이고, 야

 

대한민국에 우리 태오가 못 뚫을 집이 어디 있니?

 

뭐 좀 먹었어?

 

어, 그래, 좋겠다

 

알았으니까 당장 나가

 

- 어머, 어머, 나가라니, 얘가 - (준재) 나가

 

(남두) 야, 가긴 어딜 가?

 

[준재의 한숨]

 

(남두) 지금 쟤 집, 내 집, 다 털렸어

 

그나마 안 털린 데가 네가 새로 이사하면서

 

발 빠르게 주소 세탁해 놓은 이 집 딱 하나야

 

야, 그, 명동캐피털 장진옥 여사님 정말

 

와, '하면 된다' 정신이 살아 있는 분이시더라

 

뭐든 뭐, 다 하시더라고

 

[남두의 웃음]

 

(남두) [작은 목소리로] 야, 준재야

 

우리끼리 좀 그, 중요하게, 응?

 

할 얘기가 있지 않냐?

 

뭐?

 

- 야, 일로 와 봐 - (준재) 아, 왜?

 

아, 와 봐, 와 봐

 

- 아, 뭐? - (남두) 아, 잠깐만

 

- (준재) 야, 너 딱 기다려 - (남두) 빨리

 

(준재) 왜 그러냐고

 

(남두) 아, 이리 와 봐

 

- 아, 왜 이래, 이 형, 진짜 - (남두) 자, 자

 

(남두) 자...

 

실물 좀 보자

 

뭐?

 

야, 형한테 연기하고 그러는 거 아니야

 

(남두) 야, 사실 나 그것 때문에 너 안 올까 봐 조마조마했다

 

걱정도 무지무지 했고

 

아, 그거, 뭐?

 

뭐긴 뭐야, 너와 나의 그 60억이지

 

뭐래, 피곤하게

 

(남두) 야, 야, 인마, 팔찌

 

제이다이트 비취옥

 

재질, 경도, 투광, 색감 다 진짜 같다던 바로 그 팔찌

 

그거, 형이 어떻게 알아?

 

내가 어떻게 알까? 네가 말해서 알겠지

 

- (준재) 내가? - (남두) 그래요, 네가요

 

스페인에서 만난 어떤 여자한테서 빼돌렸다면서

 

여자?

 

[웃으며] 무슨 여자?

 

[남두의 헛웃음]

 

야, 그래, 속겠지 남들은 다 속을 거야, 감쪽같이

 

근데 내가 속겠냐?

 

[준재를 툭 치며] 이러지 말자, 준재야

 

아니, 뭔 소리야 내가 스페인에서 무슨 여자를 만나?

 

만났다며, 웬 멍청하고 띨띨하면서 이상한 여자를

 

[밝은 음악]

 

(남두) 봐 봐, 네가 보낸 문자, 팔찌 사진

 

나한테 보냈잖아

 

(준재) 아, 미치겠네

 

아, 야, 내가 더 미치겠네

 

야, 너 스페인 말고 할리우드 갔다 왔냐?

 

연기가 일취월장했네

 

- (준재) 아, 진짜 아니야 - (남두) 뭐가 아니야?

 

아, 난 이런 문자 보낸 적 없어

 

그리고 이상한 여자 만난 적도 없고

 

그래서 팔찌도 없다고?

 

있는데, 그건

 

거봐, 있잖아, 팔찌

 

야, 네가 그게 보통 물건 아니란 걸 못 알아봤을 리도 없고

 

어디서 났는데, 그게?

 

그것도 기억이 안 나?

 

[몽환적인 음악]

 

[라이터 뚜껑을 퐁 연다]

 

(준재) 아, 모르겠어

 

[한숨 쉬며] 야, 준재야

 

어, 형은 그렇다

 

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도 없거니와

 

알고 싶지도 않아

 

일단 물건부터 보자 감정도 맡겨야 하니까

 

봐서

 

봐? 뭘 봐, 왜 봐?

 

아, 상황이 뭔가 아귀도 잘 안 맞고 이대로는 찜찜해

 

좀 더 알아본 다음에

 

오케이, 오케이, 형이 너의 그 찜찜함 기꺼이 떠안을게

 

(남두) 넌 그 팔찌 나한테 넘기고 넌 그냥 그 찜찜함 털어 버려!

 

어? 준재야!

 

[인어의 가쁜 숨소리]

 

(인어) 넌 이제 곧 서울로 가?

 

그렇지, 나야 거기가 집이니까

 

[텔레파시가 들린다]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너도 가든가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내가 너 서울 가자고 꼬시는 건 아니야

 

그러니까 오해는 하지 말고 들어

 

(준재) 서울에는 네가 좋아할 만한 게 참 많아

 

예를 들면 맛집 같은 거

 

네가 먹는 걸 좀 좋아하니

 

아무 때나 막 배고프고?

 

그리고 한강이란 데가 있는데

 

가을 되면 거기서 불꽃놀이라는 걸 하거든

 

나는 63빌딩 명당 자리에서 보곤 하지

 

이야, 그게 또 어마어마하게 예쁜데

 

내가 너, 같이 보게 해 줄게

 

같이?

 

그래, 나랑 같이

 

[텔레파시가 들린다]

 

약속한 거다

 

너,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

 

약속은 왜 있는 거라고?

 

지키라고 있는 거

 

그렇지

 

(인어) 사랑해 [준재의 놀란 신음]

 

[떨리는 숨소리]

 

누구지? [심장 박동 효과음]

 

아, 뭐지?

 

하, 미치겠네

 

[깊은숨을 내뱉는다] [심장 박동 효과음]

 

[밝은 음악]

 

[준재의 힘주는 신음]

 

[TV 전원음]

 

(TV 속 여자) 네, 부동산 디벨로프라는 개념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데요

 

소개 좀 부탁드릴게요

 

(일중) 음, 쉽게 말해서 이 디벨로프는요

 

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

 

보통 건축 시행자가 아파트 단지나...

 

[준재의 한숨] [TV 전원 종료음]

 

[준재의 깊은 한숨]

 

- (동식) 아이, 수고하셨습니다 - (일중) 수고했어

 

[동식과 일중의 웃음]

 

(일중) 아, 오늘 날씨가 날 도운 것 같아

 

(동식) 다음에 제가 더 화창한 날로...

 

[일중과 동식의 웃음]

 

[카메라 셔터음]

 

죄송해요

 

아니, 저쪽에서 오면서 보니까

 

무슨 화보 같잖아요, 그렇죠?

 

[살짝 웃으며] 화보는요, 무슨...

 

(동식) 요새 뭐, 딸 바보, 딸 바보 하는데요

 

전 옛날 사람인지 그래도 아들이 더 듬직하고 좋더라고요

 

[사람들의 웃음]

 

(동식) 딸은 사랑스러운데 아들은 뭐랄까

 

분신 같아요 커 갈수록 저를 쏙 빼닮는 게...

 

[숨을 씁 들이켠다]

 

이 유전자라는 게 참 신비한...

 

[진주의 당황한 신음]

 

(진주) 아까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었는데

 

아주 급한 일이라고 하시던데...

 

(진주) 죄송합니다, 잠깐만 실례할게요

 

(서희) 네

 

- (진주) 잠시만요 - (동식) 실례합니다

 

[진주의 한숨] (동식) 왜?

 

말 좀 가려서 하자, 어?

 

허 회장 일 맡아서 하고 있는 그 아들이

 

친아들 아니라는 소리가 있어

 

진짜?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강서희 저 여자가 두 번째 부인인데

 

첫 번째 부인 쫓아내고

 

아들 하나 데리고 와서 들어앉았다잖아

 

그리고 허 회장 친아들은

 

몇 년 전에 집 나가서 소식도 끊겼다 그러고

 

전혀 몰랐어?

 

어, 전혀

 

(진주) 그러게 내가 평소에 신문 좀 그만 보고 [동식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지라시 같은 것 좀 챙겨 보랬잖아, 어?

 

이 바닥에서는 그런 게 필수 정보다

 

[한숨 쉬며] 나 사고 친 거 아니겠지?

 

얼마나 힘들게 비위 맞춰 놨는데

 

내가 아까 계속 아슬아슬하게 져 주고 있던 거, 당신 봤지?

 

봤지, 봤어, 그래

 

큰 그림 보자, 큰 그림, 응?

 

응

 

근데 그 친아들은 왜 그래?

 

반항을 너무 스케일 있게 하네 그, 어떤 놈이야?

 

미친놈인 거지

 

에이, 씨

 

내 맥주 누가 다 먹었어?

 

(남두) 또 없냐?

 

아이, 씨

 

내 아이스크림은?

 

[남두의 웃음]

 

(준재) 너희 진짜 안 나갈 거야, 내 집에서?

 

벌써 석 달 지났다

 

(남두) 야, 어떻게 나가냐

 

저 명동캐피털 쪽에서 아직도 혈안이 돼서 우리 찾아다닌다는데

 

너는 인마, 너 죽은 줄 알고 안 쫓아다니는 거지

 

우린 아주 지구 끝까지 쫓아다닐 건가 봐

 

(준재) 그래서, 어? 여기 살 거냐, 살 거야?

 

아, 좀 귀찮아도 마무리 좀 하자, 좀

 

(남두) 슬슬 새 작업도 착수해야 하는데, 쯧

 

나도 불편해, 나도

 

나도 남자들하고 이렇게 한집에서 한솥밥 먹고 지낼 사람이 아닌데

 

[준재의 짜증 내는 신음]

 

[준재가 혀를 찬다] (남두) 야, 좀 해 줘, 좀

 

[태오가 게임기 버튼을 탁탁 두드린다]

 

(남두) 자기만 살겠다고

 

[준재의 한숨]

 

[갈매기가 끼룩거린다] [낚시꾼들의 웃음]

 

[낚시꾼들의 개운한 신음]

 

[낚시꾼들의 비명]

 

(낚시꾼1) [말을 더듬으며] 누구세요?

 

(인어) 서울, 어디로 가요?

 

(낚시꾼1) 네?

 

[경쾌한 음악] 서울이 어디예요?

 

(낚시꾼2) 서울이 이쪽으로 쭉 가다가 좌회전인가?

 

(낚시꾼1) 아니지, 서해안 직진하다가 우회전...

 

(낚시꾼2) 아, 그래?

 

고마워요

 

(낚시꾼2) 아, 저기, 아니, 근데

 

진짜 헤엄쳐서 가시게요?

 

여기 제주도인데

 

(낚시꾼2) 일단 여기라도 타실래요?

 

[낚시꾼들이 권유한다]

 

괜찮아요

 

(낚시꾼1) 아니...

 

[낚시꾼1의 놀라는 신음] (낚시꾼2) 뭐야?

 

(낚시꾼1) 설마 헤엄쳐 갖고 서울까지 가겠다는 거야, 지금?

 

해녀인가?

 

(낚시꾼2) 아니, 야, 물귀신 아니야, 물귀신? [낚시꾼들의 놀라는 신음]

 

야, 신 신고해야 되는 거 아니야, 이거?

 

- (낚시꾼1) 야, 그럼 어떡해 - (낚시꾼2) 119...

 

[갈매기가 끼룩거린다]

 

(회장) 마린걸즈 여러분! 슬슬 마무리하시고요

 

이제 곧 서해판 모세의 기적이 펼쳐집니다!

 

[회원들의 환호성]

 

(회원1) 모세의 기적

 

(회원들) 모세의 기적, 모세의 기적

 

[회원들이 시끌벅적 떠든다]

 

- (회원2) 뭐야, 저게? - (회장) 어머, 저게 뭐래?

 

- (회원3) 저게 뭐야? - (회장) 어?

 

(회원3) 사람 아니야?

 

(회장) 웬 여자가 머리를 산발을 해 가지고서는

 

[경쾌한 음악] (회원1) 아니, 어떻게 저기서 오지?

 

아니, 물속에서 나타난 거라면 몰라도

 

(회원4) 아유, 설마 저 섬에서 있다가 오는 거겠지

 

(회원1) 아, 저거 무인도잖아

 

- (회원1) 그럼 밤새 무인도에서 - (회원3) 귀신 아니야?

 

(회원1) 있다가 나온 거라고? [회원들이 수군거린다]

 

아, 아휴, 무서워

 

여기가 서울이에요?

 

(회장) 예?

 

아, 아, 아닌데요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 (인어) 더 가야 돼요?

 

와, 진짜 멀어

 

아, 나 토 나오게 헤엄쳤는데, 씨

 

(회원1) 아가씨, 서울 가게?

 

[살짝 웃으며] 우리도 서울 갈 건데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[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]

 

(인어) 사람이 멸치 떼보다 많아

 

아, 허준재 어떻게 찾지?

 

[리드미컬한 음악]

 

[리모컨 조작음]

 

[라이터 뚜껑을 퐁 여닫는다]

 

(남두) 아, 장진옥 여사님이 오늘은 1시에 골프 연습 하시고

 

3시 반에 강남 스파에서 마사지 받으신대, 강남 엠파이어

 

넌 도착하면 옥상 가서 엘리베이터부터 작업하고

 

형은 동선 변동 없나 계속 체크하고

 

(남두) 오케이

 

[자동차 리모컨 조작음]

 

(남두) [한숨 쉬며] 야

 

역시 일은 좀 쉬었다 해야 돼

 

간만에 다시 작업하니까 막 새로 취직한 것 같고 은근 설렌다

 

(준재) 설레는 것 같은 소리 하고 있네

 

끝나면 짐 싸서 각자 집에 갈 생각들이나 해

 

아, 저, 혹시 허준재라고 아세요?

 

저, 혹시 허준재라고 아세요? 허준...

 

아, 저, 혹시 허준재라고 아세요 허준재?

 

(남두) 야, 사기 친 그 사람을

 

하필 그 골프 연습장에서 딱 마주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

 

[어이없는 웃음]

 

(남두) 와, 야, 나 그때 처음 알았다

 

내가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빠르더라고

 

서울이 큰 것 같지?

 

손바닥 만해

 

살다 보면 어디서든 한 번씩은 다 스쳐 가게 돼 있어

 

그 사실을 모를 뿐이지

 

[타이어 마찰음] [남두의 놀란 신음]

 

- (남두) 아이, 씨 - (준재) 뭐야?

 

[자동차 경적이 들린다]

 

(태오) 쯧

 

[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] (남두) 뭐야?

 

[보행자 신호음] [호객 행위 소리가 요란하다]

 

[호객 소리가 요란하다]

 

[애잔한 음악] [보행자 신호음]

 

(여자1) 소주 1병 천 원

 

(여자2) 새단장 했습니다 놀러 오세요, 놀러 오세요

 

- (준재) 늦진 않았어? - (남두) 응

 

(남두) 3시까지

 

(상인) 뭐 드시게요?

 

천 원요

 

아니, 이걸 왜 줘?

 

돈을 줘야지, 돈을

 

(상인) 돈 없으면 저리 가요 아, 얼른 저리로 가!

 

[학생1의 놀란 신음]

 

(학생2) 웃어, 웃어, 앞에 봐, 앞에 앞에 보면서 걸어야지

 

언니랑 친한 척해, 알았지?

 

(학생2) 근데 언니가 참고서를 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

 

(학생3) 언니는 학원비

 

(학생2) 얼른

 

(학생3) 고마워

 

[학생들이 감사 인사를 한다]

 

(학생들) 잘 가

 

(학생2) 노래방 오키?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[인어의 웃음]

 

괜찮아, 괜찮아

 

(인어) 에이, 웃어, 웃어, 어, 어

 

앞에 봐, 앞에 보면서 걸어 어, 어, 어

 

언니, 왜 이러세요?

 

돈 있니?

 

언니가 무지 배가 고픈데 아, 돈이 없어

 

(유나) 그렇다고 어린애 돈을 삥 뜯어요?

 

삥 뜯는 게 뭐야?

 

이게 삥 뜯는 거잖아요

 

[물방울 효과음]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오늘은 엄카로 사 주는 거예요 언니가 배고프다고 해서

 

엄카가 뭐야?

 

언니, 왜 이렇게 아는 게 없어요?

 

엄마 카드, 엄카

 

엄카가 돈보다 좋은 거야?

 

비슷한 거예요

 

아무튼 다신 그러지 마요

 

응, 안 그럴게

 

돈은 힘들게 버는 거예요

 

우리 엄마도 돈 버느라 얼마나 힘든데

 

내 얼굴 볼 시간도 없이

 

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돈만 번다고요

 

근데 너희 엄만 왜 그렇게 힘들게 돈을 벌어?

 

언니, 진짜 노답

 

(유나) 돈을 왜 벌겠어요

 

나랑 엄마랑 행복하게 살려고 벌지

 

근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돈만 벌면 언제 행복하게 살아?

 

나중에, 나중에요

 

[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]

 

나 이제 수학 학원 가야 돼요

 

언니가 찾는다는 허준재라는 사람 꼭 찾아요

 

[밝은 음악] (유나) 이건 누구 주지 말고

 

잘 가지고 있다가 써요

 

앞으로는 알바라도 해서 돈 벌고요

 

살아 보니까요

 

세상에 돈 없이 되는 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

 

알겠어

 

그럼 갈게요, 안녕

 

[사람들의 얘기 소리가 들린다]

 

(준재) 아이고

 

(유나) 아저씨, 조심하세요

 

어이, 꼬맹이, 네가 조심해야지

 

(유나) 쳇

 

(준재) 하, 나, 저 쪼그만 게

 

야, 내가 그리고 왜 아저씨냐, 어?

 

- (남두) 야, 야, 야, 야 - (준재) 이리 와 봐, 너!

 

(남두) 네가 쟤한테 아저씨지 오빠냐?

 

얼른 가, 시간 다 돼 가

 

[쓸쓸한 음악]

 

(남두) 빨리 와, 태오 야, 태오야, 빨리 와

 

(학생2) 친구야, 돈 있어?

 

언니가 참고서를 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해

 

얘들아

 

(인어) 삥 뜯지 마

 

그거 나쁜 거야

 

[학생들의 어이없는 웃음]

 

(학생3) 쟤 뭐냐?

 

(인어) 너희들은 엄카 없어?

 

그거 돈이랑 비슷한 건데

 

[학생들의 어이없는 웃음]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(학생3) 진짜, 씨

 

[학생3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이게 어디서 옷은 거지발싸개 같은 걸 입고서는...

 

[학생2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약속해

 

삥 뜯지 않겠다고

 

저, 저 삥 뜯은 거 아니에요

 

저 쟤랑 친구 먹었어요

 

친구를...

 

먹어?

 

얘들아!

 

친구 막 먹고 그러는 거 아니야!

 

그러면 안 돼!

 

너도 친구 먹어?

 

먹지 마, 진짜! 다른 거 먹어!

 

[학생2의 힘겨운 신음]

 

(학생3) 괜찮아, 괜찮아?

 

- (학생3) 진짜 미친 거 아니야? - (학생2) 아, 하지 마

 

[휴대 전화 진동음]

 

(학생2) 야, 야, 야, 쉿!

 

어, 엄마

 

아, 나 학원이지

 

너 학원 맞지? 이따가 전화해 본다

 

괜히 나쁜 애들이랑 몰려다니지 말고

 

네 오빠 봐 봐

 

그 착한 애가 괜한 누명 써서 얼마나 개고생이냐고, 쯧

 

그런 미친놈 하나 자살한 게 무슨 큰일이라고

 

아, 끊어 [휴대 전화 조작음]

 
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[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]

 

[휴대 전화 조작음]

 

[팡파르 효과음이 흘러나온다]

 

아, 뭐야, 쓸데없이

 

[안내 음성] 문이 닫힙니다

 

[안내 음성] 문이 열립니다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[프로그램 작동음]

 

(태오) 멈춥니다

 
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[엘리베이터가 덜컹 흔들린다]

 

아, 이거 왜 이래

 

너 뭐야?

 

너, 전에 나한테 사기 쳤던 그 새끼...

 

[어이없는 숨을 내뱉는다]

 

분명히 죽었다고 들었는데

 

[피식 웃으며] 죄송

 

제가 좀 불사신인가 봐요

 

[라이터를 퐁 여닫는다]

 

[진옥의 헛웃음]

 

(진옥) 네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네 발로...

 

어머... [라이터를 퐁 여닫는다]

 

[몽환적인 음악] 이거 왜 이래, 응?

 

(준재) 너무 어둡네, 불 좀 켜 드릴까?

 

(준재)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요, 뒤에

 

[엘리베이터 문이 덜컹거린다]

 

[바람이 휭 분다]

 

(준재) 근데 바깥은

 

천 길 낭떠러지네요

 

(진옥) 아니,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?

 

(준재) 어, 구두 조심하세요, 밟겠어요 사람 손 있잖아요, 거기

 

아드님 아닌가요?

 

[긴장되는 음악]

 

(민재) 엄마! 엄마, 도와줘

 

[진옥의 놀란 신음]

 

- (진옥) 민재야 - (민재) 엄마

 

(진옥) 민재야, 엄마 손 잡아 [민재의 힘겨운 신음]

 

- (민재) 도와줘, 엄마, 도와줘! - (진옥) 민재야, 민재야

 

- (민재) 엄마 - (진옥) 안 돼, 안 돼, 안 돼

 

(진옥) 엄마 손 잡고 올라와, 안 돼, 안 돼

 

안 돼, 민재야, 안 돼!

 

[민재의 비명]

 

[진옥의 놀란 신음]

 

[울음 섞인 숨소리]

 

(준재) 지금의 고통을 기억하세요

 

[차분한 음악] 당신 아들이 죽게 만든 그 아이

 

17층 옥상에서 스스로 떨어져 죽은 그 아이

 

[슬퍼하는 신음] (준재) 그 아이의 어머니는

 

지금 당신처럼 고통스러웠고

 

[흐느낀다]

 

앞으로도 영원히 고통스러울 테니까

 

[오열한다]

 

[진옥이 오열한다]

 

자, 이제부터 당신에게 잘못한 사람들은

 

다 잊습니다

 

오로지 당신들 때문에 아픈 사람들에게

 

미안한 마음만을 기억합니다

 

[손가락을 딱 튕긴다]

 

(성태) 사모님 괜찮으세요?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요

 

서 변호사한테 연락해서 항소 취소하라고 해

 

네?

 

그리고 그전에 죽은 애 엄마 연락처 알지?

 

(진옥) 나 좀 만나게 해 줘

 

만나서 뭐 하시려고요?

 

[울먹인다]

 

사과하려고

 

(성태) 사모님, 혹시 어디 아프세요?

 

저기...

 

[성태의 어이없는 숨소리]

 

미친 건가, 왜 저러지? [문이 달칵 닫힌다]

 

[흥미로운 음악] 하, 또라이 같아, 진짜

 

(남두) 뇌 과학계의 이단아, 어?

 

최면 의학계의 야매 지존

 

(남두) 카, 허준재 선생 솜씨 전혀 녹슬지 않았어, 어?

 

야, 이거 정말 엄청난 건데, 어?

 

참 우리가 다소 떳떳하지 못한 일에 종사하다 보니까

 

이런 너를 세상에 널리 알리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, 정말

 

(준재) 아휴, 참

 

(태오) 근데

 

어떻게 걸어, 최면?

 

(남두) 어, 야! 얼른 해, 얼른 얘기해 줘

 

얘, 얘가 얼마나 궁, 궁금했으면 이, 저 무거운 입을 뗐겠냐?

 

[남두의 웃음] (준재) 궁금하냐?

 

[긴장되는 음악] 이렇게 시작하는 거야

 

(준재) 보는 거부터

 

(준재) 뇌와 안구는 연결돼 있거든

 

암시가 걸린 스팸 문자를 보고

 

[팡파르 효과음이 흘러나온다] 엘리베이터에서 17이란 숫자를 보는 순간

 

최면에 걸릴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거지 [엘리베이터가 덜컹 흔들린다]

 

그다음에 패턴 인터럽트

 

[준재가 라이터를 탁 켠다] 불 좀 켜 드릴까?

 

(준재) 내가 만든 가상 세계 속으로 그 사람은 들어오는 거고

 

(준재) 근데 바깥은 천 길 낭떠러지네요 [진옥의 놀란 신음]

 

(민재) 엄마! [진옥의 놀란 신음]

 

(준재) 이 모든 게 눈에서부터 시작되지

 

보니까 홀리는 거야

 

(준재) [피식하며] 쫄기는

 

야, 그것도 아무나 다 걸리는 건 아니다

 

(남두) 야, 패션 인터럽트?

 

아, 씨

 

[발랄한 음악]

 

[인어의 탄성]

 

[인어의 웃음]

 

(인어) 이거 진짜 가져도 되는 거예요?

 

원래 안 되는데 내가 망봐 줄 테니까 얼른 골라요

 

(거지) 이 동네가 부자 동네라

 

막 그렇게 새것도 갖다 버리고 그런다니까

 

그래 갖고 다른 애들은 다 무료 급식 준다고

 

거기 서울역 주변에 가 있는데 나는 강남 못 뜨잖아

 

굶으면 굶었지 패션 포기 못 하는 스타일이거든, 내가

 

[거지의 힘주는 신음]

 

아니, 그래도 뭐, 그렇게 차려입으니까 또 봐 줄 만하네

 

응? 확실히 우리처럼 기럭지가 되는 여자들은 옷발이 되니까

 

어디서 왔어요?

 

물 건너서요

 

[감탄하는 신음] 물 건너?

 

잘 알지

 

나도 소싯적에 그, 뭐, 밀라노, 파리 이런 데 안 다녀 본 데가 없어

 

명품 사느라고

 

쯧, 그러다 뭐, 파산해 가지고 또 지금 패가망신하고 뭐

 

이렇게 스트리트 라이프를 뭐, 살고는 있지만

 

나 후회는 없어요

 

근데 서울은 왜 왔어? [멀리서 사이렌이 들린다]

 

허준재 찾으려고

 

남친?

 

(거지) 서울 어디 사는데?

 

대치동? 청담?

 

그냥 서울 산다고 했는데

 

전번은?

 

폰 번호

 

아이고, 연락처도 안 주고 남자가 튀었구먼

 

근데 그걸 눈치 못 채고 여기까지 온 거야, 그냥?

 

아휴, 이럴 땐 잠복 수사 들어가야 되는데

 

그게 뭐예요?

 

뭐, 남자가 얘기한 특정한 장소 없어?

 

무의식적으로라도

 

자기가 자주 가는 데는 이렇게 흘리게 돼 있거든

 

그런 데를 가서 진을 치고 있어야 돼

 

63빌딩?

 

[버스 브레이크 마찰음]

 

[교통 카드 인식음] [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]

 

(기사) 어서 오세요

 

[교통 카드 인식음] [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]

 

(기사) 네, 어서 오세요

 

버스 카드 없어요?

 

돈은?

 

있어요

 

(기사) 아, 부족해요

 

[못마땅한 한숨]

 

그냥 이것만 넣고 타요

 

감사합니다

 

[출입문 작동 경고음]

 

[문이 쓱 닫힌다]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[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]

 

(인어) 저 위에 가면 허준재가 보일까?

 

(직원1) 내일은 각오들 해

 

재개장도 재개장이고

 

불꽃 축제 때문에 사람들 엄청 몰려들 거야

 

- 준비들 진짜 철저히 해야 한다 - (직원2) 네

 

이렇게 얘기했는데도 또 늦으면 진짜

 

(직원1) ♪ 띠로리 띠로리 ♪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[침을 꿀꺽 삼킨다]

 

[감탄하는 숨소리]

 

아, 다행이다

 

배고파 죽는 줄 알았네

 

[침을 꿀꺽 삼킨다]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[국이 보글보글 끓는다]

 

다 됐어요?

 

(유란) 누구 생일이에요?

 

있어요

 

우리 아들도 오늘 생일인데

 

(시아) 네

 

참, 미역국 뭐 넣고 끓인 거예요?

 

성게요, 우리 아들도 성게 미역국 좋아했거든요

 

[시아의 호응하는 신음]

 

(진주) 누구 갖다주려고?

 

아, 그 쿨한데 안 넘어온다는 그 남자?

 

보온병에 잘 담아 주시고요

 

(시아) 나머지 반찬들도 찬합에 예쁘게 담아 주세요

 

네

 

(진주) 아가씨

 

[시아의 헛웃음] 남자는 그렇게 꼬시는 거 아니에요

 

반찬 해서 갖다 바칠 시간에 보톡스 한 방 더 맞는 게 낫지

 

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라 그 얘기예요

 

무료 봉사 하는 공부방에

 

생일인 애가 있어서 걔 갖다주려는 거예요

 

(시아) 누가 먹을 거로 남자를 꼬셔요, 유치하게

 

(시아) 성게 넣고 끓여 봤어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

 

(준재) 넌 근데 여기 어떻게 알았냐?

 

이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

 

응, 남두 오빠랑 통화하다가 우연히...

 

아, 조남두 진짜, 못 믿을 인간, 쯧

 

[준재의 옅은 한숨]

 

[어린 준재의 음미하는 신음] [잔잔한 음악]

 

(준재 모) 우리 아들, 생일 축하해

 

네

 

(어린 준재) 엄마, 오늘 거기 가는 거지?

 

그럼, 너희 아빠는 또 바쁘다니까 또 우리끼리만 거기 가자

 

- 응 - 어디 가는데?

 

비밀

 

[남두의 탄성] (남두) 오, 웬 미역국?

 

야, 차시아, 네가 했어?

 

응, 준재 생일이잖아

 

어머, 어머, 얘 봐, 얘 봐

 

(남두) 아, 차시아 양이 얼핏 안 그래 보이지만

 

딱 현모양처다, 그렇지? 어

 

야, 너무 예쁘게 했다, 정말

 

(남두) 야, 너 오늘 생일인데 생파 해야지, 생파

 

[남두의 탄성]

 

(시아) 경리단길에 괜찮은 와인 바 아는데

 

(남두) 오, 경리단길 좋아, 물 좋아 예약해, 예약해

 

(준재) 나 약속 있어

 

무슨 약속?

 

아, 뭔데

 

(남두) 너 꼭 생일이면 그러더라 혼자 센티한 척하면서

 

어디 가는데? 누구 만나는데?

 

합석하면 되잖아

 

- (준재) 형 - (남두) 어

 

- (준재) 심심해? - (남두) 어, 무척

 

그럼 시아랑 와인 바 가

 

(준재) 가서 생파 해 뭐, 태오도 데리고 가든가

 

잘 먹었다, 고마워

 

응, 생일 축하해, 즐겁게 보내고

 

[시아의 수줍은 웃음]

 

(남두) 아, 안 넘어오네

 

저 철옹성 같은 놈

 

[문이 달칵 닫힌다]

 

[남두의 한숨]

 

준재, 여자 만나러 가는 거 아니겠지?

 

누구 생긴 거 아니야?

 

아니라니까 쟤는 여자 생기기 힘들어, 뇌 구조상

 

선택과 집중이 안 되거든

 

(남두) 모든 여자한테 어느 선까지는 허락을 하는데

 

그 어떤 여자도 그 선을 못 넘어

 

야, 근데 이거 진짜 네가 했어?

 

했겠어?

 

우리 집 도우미 아줌마가 한 거지

 

[애잔한 음악]

 

[준재 모의 웃음]

 

(준재 모) 어? 준재야, 같이 가야지

 

엄마, 나 오늘 여기 문 닫을 때까지 놀 거야

 

(준재 모) 어? 조심해, 엄마도 같이 가

 

준재야

 

(아이3) 어, 인어다

 

(여자3) 어머, 그러네

 

어, 인어 쇼 하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

 

벌써 시작했나?

 

- (아이3) 엄마 - (여자3) 어?

 

인어가 물고기 호로록했어

 

아유, 참, 그럴 리가 있니?

 

인어 공주님은 물고기들이랑 친구예요 [카메라 셔터음이 들린다]

 

(여자3) 절대 잡아먹지 않아요

 

[감탄하며] 아, 인어 공주님

 

아, 예쁘다, 와 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들린다]

 

[직원1의 놀란 신음]

 

(직원1) 아직 시간 남았잖아

 

쇼 시작도 안 했는데 다이버가 먼저 들어간 건가?

 

(직원2) 네,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

 

[다가오는 발걸음] [직원3의 놀라는 신음]

 

누구야?

 

(직원1) 누가 들어간 거야?

 

[애잔한 음악]

 

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]

 

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]

 

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]

 

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]

 

(경비원) 누가 물에 들어갔다고요?

 

네,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죠?

 

그것도 재개장하는 중요한 날에

 

(직원1) 아니, 보안에 구멍이 뚫린 거 아닙니까?

 

[뛰어오는 발걸음] 어?

 

(다이버) 저 여자 아니에요?

 

물에 들어가셔서 인어 쇼 하신 분 맞아요?

 

(직원1) 어떻게 들어가셨죠, 거기?

 

(경비원) 잠시만요, 저희랑 얘기 좀 하시죠

 

[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]

 

(남두) 나 이태원에서 누구 만났게?

 

토마스 만났어

 

토마스가 너 다음에 보면 죽여 버리겠대

 

그리고 네가 스페인에서 여자를 만났다는

 

결정적인 증거 사진도 확보했다

 

이래도 발뺌할 셈이냐?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(다이버) 저 여자 잡아요!

 

어디 다른 업체에서 온 스파이 아니야?

 

[다이버의 씩씩거리는 숨소리]

 

[사람들의 놀란 신음]

 

아, 미안해요

 

(직원들) 잡아야지

 

(직원1) 뭐 해, 빨리 잡아!

 

[가쁜 숨소리]

 

[심장 박동 효과음]

 

[애잔한 음악]

 

미안해, 허준재

 

이거 네가 해

 

너 이거 좋아했던 거 알아

 

넌 이제 나 기억 못 할 거야, 그래도...

 

나 약속 지킬게

 

너한테로 갈게

 

폭풍우가 와도 햇볕이 너무 따가워도

 

아무도 없어 외로워도 가 보지 못한 길이라 두려워도

 

[인어가 훌쩍인다]

 

다 견디고

 

꼭 너한테 갈게

 

사랑해

 

[캑캑거린다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[깊은숨을 내뱉는다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[로맨틱한 음악]

 

(준재) 당신 누굽니까, 나 알아요?

 

당신은 나 알아, 내 이름도 알고

 

- (남두) 누구랑 있는데? - (태오) 여자

 

(남두) 얘, 그 스페인에서 만난 여자랑 한국까지 와서 또 만나는 거야?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 

[폭죽이 펑 터진다] [준재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(준재) 아니, 뭐 하는 거야, 왜 이래요?

 

(남두) 야, 저 여자 집에 데려오면 어떡해?

 

(준재) 아, 얘 심하게 멍청하잖아 [남두가 폭소한다]

 

심청이, 딱이야

 

좋아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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