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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멜랑꼴리아 8

 

(승유) 또 보네요

 

[윤수의 놀란 숨소리]

 

- (남자1) 수고하세요 - (사서) 들어가세요

 

- (여자1) 안녕히 계세요 - (사서) 네

 

"정보 & 검색 안내"

 

[스위치 작동음]

 

(윤수) 어?

 

[승유의 멋쩍은 숨소리]

 

잠깐만 여기 있어요

 

[멀어지는 발소리]

 

[문손잡이를 덜그럭거린다]

 

여기요, 사람 있습니다!

 

문 좀 열어 주세요!

 

[승유의 한숨]

 

(승유) 문이 다 잠겼네요

 

잠시만요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네, 여보세요? 여기 자연 과학실인데요

 

문이 잠겨서요

 

아, 네, 감사합니다

 

온대요

 

(윤수) 응

 

(승유) 꼭 그날 같네요

 

여기 처음 같이 왔던 날

 

[차분한 음악]

 

(승유) '멜랑꼴리아'?

 

이 그림 제목

 

(승유) 혹시 그 책이에요?

 

최시안이란 학생

 

가르치세요?

 

맞죠? 학원이에요?

 

부탁이 있는데

 

앞으로 시안이한테 내 얘기 하지 말아 줘

 

그럴 일도 없겠지만

 

그 말이 맞았어요

 

어떤 문제를 풀 때

 

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했었죠?

 

(승유) 풀고 싶은 문제를 사랑하게 되면

 

객관성을 잃고

 

감정에 휘둘리고

 

같은 실수 안 해요

 

이번엔 풀고 싶은 문제를 사랑하게 되는 일 같은 건

 

없을 거예요

 

왜 갑자기 그런 얘길 하는 거야?

 

[문이 덜컹 열린다]

 

[스위치 작동음]

 

(사서) 아, 죄송해요 다 나가신 줄 알고…

 

(승유) 아, 괜찮습니다

 

(승유) 충고 한마디 안 해 주세요?

 

저 교사 됐잖아요

 

왜 그 학교야?

 

넘겨짚는 건진 모르겠지만

 

그 학교 들어간 다른 목적이 있다면

 

있다면요? [잔잔한 음악]

 

하지 마

 

왜요?

 

그렇게 할 일이 없니?

 

더 큰 일 하라고요?

 

아니

 

새로운 걸 해

 

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

 

(형빈) 누구요?

 

앤디 카터요

 

아이비리그 입시 코디

 

그 사람이랑 같이 하셨다면서요

 

[웃으며] 아이고

 

제가 감히 앤디 카터와 일을 하다니요?

 

그분은 업계 대물인데

 

그런가요?

 

2년 전 그 사람 입시 비리 터진 시점이

 

원장님 귀국 시기랑 딱 맞아떨어지던데

 

그때쯤이긴 하죠

 

제가 아이비리그 컨설트 하다가 관둔 시기가

 

아, 근데 그건 우연이고

 

그래요?

 

[한숨] 그렇다면 무척 아쉽네요

 

[어두운 음악] 전 딱 앤디 카터가 하던 일을 해 주실 분을

 

찾고 있거든요

 

(정아) 이렇게 불쑥 찾아온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

 

이렇게라도 안 하면 못 뵐 분 같아서

 

[형빈의 웃음]

 

(형빈) 다음엔 밖에서 뵙죠

 

연락드리겠습니다

 

(정아) 아참

 

아주 스페셜한 클리닉을 운영 중이시라면서요?

 

아주 실력이 뛰어난 분을 데리고 계신 모양이죠?

 

(형빈) 데리고 있는 게 아니라

 

모시고 있죠

 

아, 그래요?

 

(규영) 그러니까

 

두 함수가 만나는 부분에서 미분 가능하려면

 

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는 거지 [유찬의 깨달은 탄성]

 

- (규영) 알겠지? - 네

 

[한숨] 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자, 오늘 수업 여기까지만 하고

 

나머지 문제들은 다음 시간까지 다 풀어 와

 

네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어, 누나

 

(유찬) 아, 지금 끝났어

 

어, 알았어

 

[통화 종료음]

 

너희 누나?

 

아, 네, 요 앞이라고 같이 가재요

 

응

 

(규영) 야, 성예린

 

얘 어때? 잘 가르쳐?

 

(유찬) 뭐, 그럭저럭 [규영의 헛웃음]

 

(규영) 야, 나 과외 시장에서 잘나가거든? 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그리고 학교 때는 내가 너보다 수학 잘했어

 

(유찬) 누나, 나 친구들이랑 피시방 갔다 갈게

 

엄마한테 비밀로 해 줘, 알지?

 

야

 
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
 

- 차 샀어? - (규영) 잘나간다니깐

 

[헛웃음] 진짜 잘나가나 보네

 

(규영) 타, 데려다줄게

 

키 줘 봐

 

왜? 네가 운전하게?

 

왜? 쫄려?

 

[헛웃음 치며] 그럴 리가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자동차 가속음]

 

(규영) 이야, 성예린이!

 

(예린) 야, 네 차 진짜 잘 나간다

 

(규영) 당연하지, 얼마짜린데

 

[자동차 가속음]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(규영) 야, 야, 야, 야 속도 좀 줄이자

 

어어

 

[규영의 헛웃음]

 

속도 좀 줄여, 어?

 

야, 속도 줄여!

 

[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] 야, 앞에 차 있잖아, 차!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악!

 

[규영의 아픈 탄성]

 

[놀란 숨소리]

 

[규영의 힘겨운 신음] [안전벨트 조작음]

 

[차 문이 달칵 열린다]

 

야!

 

저기요, 잠깐 나와 보세요

 

(예린) [창문을 두드리며] 저기요!

 

나와 보시라고요!

 

야, 안 부딪쳤어, 그냥 가자

 

내가 먼저 진입하려 그랬는데

 

(예린) 이 차가 튀어나와 버렸잖아 [오토바이 엔진음]

 

잠깐 내려 보시라고요!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백승유?

 

(승유) 무슨 일이야?

 

(규영) 야, 너 바이크 타?

 

(승유) 또 보자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(형빈) 아성영재학교 노정아 교장이 왔었어요

 

무슨 일로?

 

[웃으며] 뭐 때문에 왔겠습니까?

 

선생님 클리닉이 워낙 유명하니

 

(형빈) 천하의 노정아 교장까지 제 발로 찾아온 거죠

 

그래서요?

 

제 얘길 하셨나요?

 

으음, 그럴 리가요

 

절대 함구했죠

 

(형빈) 걱정 마세요 선생님에 대한 건

 

기밀 수준으로 보안하고 있으니까

 

그런데 노정아 교장도

 

엄마더라고요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(시안) 선생님 책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
 

열심히 할게요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(승유) 또 보네요

 

[윤수의 놀란 숨소리]

 

[캔 따는 소리]

 

[옅은 한숨]

 

(승유) 반납이요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새가 지저귄다]

 

(승유)

 

[부드러운 음악]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(윤수)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?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?

 

잠깐 나와요

 

뭐?

 

할 말도 있고 할 일도 있어요

 

일단 봐요

 

[한숨]

 

[달그락거리는 소리]

 

(식당 직원) 어서 오세요

 

여기요

 

[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점심 안 먹었죠?

 

(승유) 뭐 먹을까요?

 

나 너랑 밥 먹으러 나온 거 아니야

 

[심호흡]

 

똑똑히 들어

 

내 번호 지우고 다신 연락하지 마

 

이 얘기 하려고 나왔어

 

(승유) 죄송합니다, 다음에 올게요

 

(식당 직원) 안녕히 가세요

 

그럼 좀 걸을까요?

 

이렇게 날씨 좋은 날 맛있는 것도 먹고 산책도 하고

 

그런 게 좀 필요해 보이는데?

 

내가 좀 전에 한 말 못 들었어?

 

넌 내가 반가운지 몰라도 난 안 그래

 

다신 연락하지 마

 

[한숨]

 

(성재) 이번 G20 교육 장관 회의 의제입니다

 

스마트 미래 학교 조성

 

코리아 에듀 플랫폼 구축 등

 

미래 교육 전환에 대한 준비를 담았습니다

 

그래요, 수고 많았어요

 

[마우스 조작음]

 

[긴장감이 도는 음악]

 

(윤수) 교육청에 감사 요청

 

(윤수) 언론 제보, 경찰 고발

 

전부 막혔어

 

아성고 학사 비리

 

나에 관한 온갖 추문으로 막히고

 

덮였지

 

기사 봤어

 

성재 씨한테까지

 

예상 못 했어?

 

말했잖아

 

계속해 봐야 흙탕물 싸움만 될 거라고

 

그래도 계속할 거야

 

이렇게 된 이상

 

더 못 멈춰

 

(윤수) 말해

 

얘기해, 괜찮아

 

괜찮다고?

 

(성재) 뭐가 괜찮아?

 

어떻게 괜찮아?

 

내가 무슨 얘기를 할 줄 알고?

 

어떻게 괜찮아, 네가?

 

[성재의 울먹이는 숨소리]

 

그러게 내 말대로 했으면 되잖아

 

[훌쩍인다]

 

학교 관두고

 

이사하고 다 덮었으면 됐잖아

 

그럼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거 아니야!

 

[성재의 거친 숨소리] 우리…

 

서로를 탓하면서 끝내지는 말자

 

다 내 잘못이야

 

(성재) [울먹이며] 내가

 

널 그 학교로 보내지 말았었어야 됐는데

 

[흐느낀다]

 

그런 생각 하지 마

 

이 일에서 제일 상처받은 사람은 성재 씨야

 

[한숨]

 
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(윤아) 처음 뵙겠습니다 조윤아예요

 

네, 안녕하세요

 

(승유) 말씀드린 문건입니다

 

그,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세요

 

보도나 제보용으로 쓰면 안 되고요

 

알고 있습니다

 

그랬다간 내부 소행이란 걸 바로 알게 될 테니까요

 

네,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

 

근데

 

왜 저한테 이런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시는지

 

(윤아) 여쭤봐도 될까요?

 

(카페 직원) 주문하시겠습니까?

 

- (윤아) 커피요 - (승유) 아메리카노 2잔 주세요

 

(카페 직원) 네 [긴장감이 도는 음악]

 

- 거래를 하고 싶어요 - (윤아) 거래요?

 

(승유) 2017년에 성민준 의원

 

성 의원 딸 성예린

 

수학자 올림픽 특혜 관련해서 취재한 적 있죠?

 

[뎅]

 

(명상 지도자) 오늘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

 

프라나 야마 수련입니다

 

시작하겠습니다

 

배꼽을 당기고 턱을 당겨서

 

등을 길게 세웁니다

 

손의 손등 또는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내려놓고

 

내 눈썹 사이 미간을 바라보시거나

 

눈을 감고 호흡합니다

 

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코로 깊게 숨을 내뱉습니다

 

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(여자2) 어떡해, 저기요, 저기요!

 

제 시계가 없어졌거든요

 

아, 어떡해, 내 시계

 

- (명상원 직원) 로커 룸에서요? - (여자2) 네, 방금

 

(여자2) 어, 빨리 경찰이요 그거 3천만 원짜리예요, 그거

 

아, 어떡해, 어떡해, 나 진짜…

 

[여자2의 한숨] (명상원 직원) 잠시만요

 

(여자2) 네

 

[깊은 한숨]

 

[한숨]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(여자3) 톱수학학원입니다

 

혹시 거기 강사분들 중에

 

지윤수 선생님이라고 안 계십니까?

 

(여자3) 그만두셨어요

 

꽤 됐는데

 

아, 그래요?

 

혹시 다른 학원으로 옮기셨을까요?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(민식) 어휴! [사람들이 놀란다]

 
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 아, 이놈의 자식!

 

(희승) 왜, 왜 또?

 

무슨 일인데, 응?

 

(민식) 아, 이놈의 자식이 진짜 부모를 개떡으로 알아!

 

아니, 한마디 상의도 없이

 

오라는 그 좋은 데를 다 놔두고

 

그 학교는 왜 또 들어가!

 

내 이놈의 자식 가만 안 둬

 

당장 가서 내가 멱살 잡고 내가 끌고 올 거야, 내가

 

그러기만 해!

 

(희승) 당신

 

우리 승유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해

 

그날로 당장 이혼이니까!

 

알아들었어?

 

그리고 뭐, 뭐?

 

상의? 상의?

 

부모 연 끊은 자식이 진로 상의하는 거 봤어?

 

저 알아서 잘하는 애한테 그냥

 

틈만 나면 어디 대학 가라 어느 연구소 가라

 

이래라저래라 들들 볶더니 아주 꼴좋다!

 

[희승의 거친 숨소리]

 

아휴! 정말 욱하는 성질 저거 그냥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(시안) 하디는 라마누잔의 특별함을 곧 알아차렸고

 

그를 케임브리지로 초청했다

 

나에게도 그런 분이 있다

 

나를 알아봐 주고

 

인정하고 격려해 주는 스승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"리포트"

 

- (민식) 안녕히 가세요 - (희승) 어서 오세…

 

- (여자4) 어머, 안녕하세요 - (여자5) 안녕하세요

 
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 (혜미) [웃으며] 네, 안녕하세요

 

오랜만? 여긴 그대로네

 

아, 디저트 좀 주문할게요

 

머핀하고 커피하고

 

(민식) 어, 커피는 내가 할게

 

[혜미의 한숨]

 

(혜미) 우리 유찬이가 백승유 선생님한테 배우거든

 

잘 부탁한다고 말해 주면 안 될까?

 

[물소리가 들린다]

 

아 [혜미의 웃음]

 

맞다, 요새 아드님 잘 못 보지?

 

'마이 미스테이크'

 

[쿵쿵거리는 소리]

 

깜짝이야

 

[흥미로운 음악] [혜미의 당황한 숨소리]

 

[에스프레소 머신 작동음]

 

아니, 무려 노벨상까지 수상한 사람이

 

왜 우리 학교에 부임을 할까?

 

우리한텐 좋은 일이지만 말이야

 

그렇지? [혜미의 웃음]

 

안 그래?

 

'카레상'?

 

뭐야?

 

그걸 다 주려고?

 

(희승) 장사 접으려고

 

어, 재수 없는 손님이 오면 그날은 텄거든

 

장사 더 해 봐야 재미가

 

없어

 

뭐, '재수 없는'?

 

(혜미) 아! 어머머 어머, 내 신발, 내 신발, 악!

 

지금 뭐 하는 거야?

 

(민식과 혜미) - 자, 이것도 받으시겠습니까? - 어머!

 

다신 오지 마

 

그리고 노벨상 아니라 루치펠상

 

(혜미) 차, 참 나 노벨상이나 루치펠…

 

웃기고 있네, 진짜

 

- (희승) 야 - (민식) 아, 여보

 

(시안) 부르셨어요?

 

(승유) 앉아

 

'수학이 나를 찾아왔다'

 

지윤수 선생님이 구해 줬지?

 

에세이 잘 봤다

 

좋더라

 

내가 새 논문을 하나 쓸 거야

 

우리 학교 학생 몇 명을 참여시킬까 하는데

 

[깊은 한숨]

 

(시안) 미치겠네, 진짜

 

원하는 게 뭔데요?

 

뭐, 혹시 지윤수 선생님에 관련한 거라면 절대…

 

그거 아니야

 

(승유) 난 네가 궁금해

 

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

 

수학은 왜 좋아하게 됐고

 

지윤수 선생님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

 

내기 장기판에서 만났어요

 

내기 장기?

 

[흥미로운 음악]

 

[남자2의 탄성] (사람들) 그렇지, 그렇지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(남자3) 잘 둔다

 
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 

[사람들의 웃음과 탄성]

 

잘 두네

 

[사람들의 탄성] (시안) 앗싸, 3연승!

 

- (남자4) 오메 - (시안) 가져가요

 

(남자3) 아따 고놈 참 영특도 하다, 응?

 

(남자5) 며칠간 이놈이 돈 다 따네 [사람들의 웃음]

 

- (남자2) 한 번만 더 해 - (시안) 얼마 거실 건데요?

 

- (남자2) 얼마 걸면 좋을까? - (시안) 5만 원씩 가죠

 

[사람들이 호응한다] (시안) 어유 그 정도는 해야 재밌죠

 

- (남자3) 해, 내가 돈 내 줄게 - (남자2) 그래, 좋다! [사람들의 웃음]

 

(남자5) 자! 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[시끌벅적하다]

 

[사이렌이 울린다]

 

(남자5) 겨, 경찰

 

- (사람들) 뭐? - (남자5) 경찰이야

 

[소란스럽다] (남자3) 경찰이야, 빨리 튀어!

 

- (경찰1) 뛰지 마세요! - 아이씨

 

[사람들의 말소리] (시안) 거의 다 이겼는데

 

[무전기 수신음] (경찰1) 뭐야, 학생 아니야?

 

(경찰2) 어린게 내기 장기나 하고

 

[무전기 수신음] 부모님은?

 

(시안) 안 계세요

 

없다고요

 

그럼 지금 보호자가 누구야? 연락해 봐

 

(경찰2) 씁, 빨리 안 대? [한숨]

 

내가 널 도와줄 수가 없어

 

봐 봐, 다들

 

지금 보호자 와서 다 집에 가잖아

 

집에 안 갈 거야? 어? [잔잔한 음악]

 

(시안) 그때부터 선생님은 제 보호자가 돼 주셨어요

 

수학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자 친구도 돼 주셨고요

 

[한숨]

 

그래서?

 

네가 그렇게 장기를 잘 둬?

 

바둑도 잘 두고, 체스도 잘 둬요

 

(시안) 저 이긴 사람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어요

 

(승유) 그럼 뭐, 이다음에 커서 체스 선수 될 거야?

 

아니요

 

전 선생님 같은 수학자가 될 거예요

 

나 같은?

 

이야…

 

씁, 꿈이 크네

 

진짜 될 거예요

 

루치펠상 메달 따서

 

지윤수 선생님 목에 꼭 걸어 드릴 거예요

 

[테이블을 톡톡 두드린다]

 

(승유) [힘주며] 아이고

 

너 방과 후에 뭐 하냐?

 

학원…

 

갈 데가 있어

 

(정아) 아시다시피 오늘 이 자리는

 

아성영재학교의 특화된 수업

 

글로벌 인재반 운영 계획에 대해서

 

이야기하고자 마련했습니다

 

[웅장한 음악]

 

우리 학교에는 루치펠상 수상자

 

백승유 선생님이 계시죠

 

선생님의 논문 프로젝트에

 

아이들을 참여시킬까 합니다

 

(제니 모) 그럼 그 논문에

 

우리 아이들 이름이 올라가는 건가요?

 

그렇죠 [학부모들이 기뻐한다]

 

(정아) 그리고 확실해지면 말씀드릴까 했는데

 

업계 최고의 해외 입시 전문 컨설턴트를 섭외하려고 합니다

 

[학부모들이 웅성거린다]

 

물론 학교 예산만으로는 쉽지 않겠지만

 

애써 봐야죠

 

(혜미)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애써 주시는데

 

우리가 가만있을 수 없죠

 

학교 운영 발전 기금 마련을 위해서

 

우리도 협조하겠습니다

 

안 그래요?

 

(학부모들) 그럼요 [학부모들의 탄성]

 

(혜미) 선생님, 여기

 

[혜미가 살짝 웃는다]

 

이번에 제가 광고하는 제품인데요

 

한번 써 보시라고요

 

교장 선생님은 주름 없으시겠지만

 

그래도 미리미리 관리하면 좋잖아요

 

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좋네요, 잘 쓸게요

 

[키보드 두드리는 소리] [어두운 음악]

 

[마우스 조작음]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(성한) 예, 교장 선생님

 

백승유 선생 호출하세요

 

(정아) '마테마티쿰'

 

이거 독일에 있는 수학 박물관 아니에요?

 

우리나라에도 이런 수학 박물관이 있으면

 

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

 

"마테마티쿰에 대해"

 

(승유)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기획을 해 보려고 합니다

 

좋네요

 

단 조건이 있습니다

 

[달그락거리는 소리]

 

[성한의 다급한 숨소리]

 
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 

이유준 학생은 문제 해석은 잘하는데

 

발상이 부족해요

 

배운 내용을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

 

연습이 필요합니다

 

(학원 직원) 네

 

(윤수) 김원희, 이슬아 학생은

 

논리 비약이 심한 편이에요

 

이러다간 서술형 논술형 시험에서

 

부분 점수를 못 받을 수 있으니

 

풀이를 상세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

 

알겠습니다

 

강사님들께 잘 전달하겠습니다

 

네

 

시안이는 아직 연락이 없나요?

 

네, 없었어요

 

아, 네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문이 탁 여닫힌다] [어두운 음악]

 

여보세요?

 

경찰서요?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아시다시피 입학 당시 유일한 수학 만점자고요

 

(성한) 현재는 보육 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

 

그 외 특이 사항은요?

 

별다른 건 없습니다만

 

사물함에 이런 게…

 

(성한) 백 선생이

 

왜 이 학생한테 유독 관심을 가질까요?

 

지금부터 그걸 알아봐야죠

 
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?

 

(경찰3) 김지나 학생 어머니 맞습니까?

 

네, 전데요

 

(경찰3) 분실된 시계 사진이고요 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시계가 분실된 시간 전후로 [긴장감이 도는 음악]

 

여자 탈의실을 이용한 회원들을 조사 중입니다

 

탈의실 내부엔 CCTV가 없는데

 

어떻게 조사를 하나요?

 

그리고 도난인지 분실인지

 

아직 단정 지을 수 없는 거 아니에요?

 

목격자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

 

[부스럭거리는 소리]

 

연락하실 일 있으면 앞으로도 제 쪽으로 해 주세요

 

공부하는 아이 집중 흩트리시지 마시고요

 

[사이렌이 울린다]

 

[방향 지시 등 작동음]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(정아) 아, 장 변호사님, 저예요

 

통화 괜찮으세요?

 

아, 네 [정아가 살짝 웃는다]

 

[차 문이 탁 닫힌다]

 

[어두운 음악] [긴장한 숨소리]

 

[로커 잠금장치 조작음]

 

[로커 잠금장치 오류음]

 

[못마땅한 숨소리]

 

[로커 잠금장치 조작음]

 

[로커 잠금장치 오류음]

 

[로커 잠금장치 조작음]

 

[로커 잠금장치 작동음]

 

[긴장되는 음악]

 

[무거운 효과음]

 

[소리 지른다]

 

[사이렌이 울린다] 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네

 

시안이가 아직도요?

 

[밝은 음악]

 

[사람들이 감탄한다]

 

[시안의 탄성]

 

그럼 전 요렇게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[사람들의 탄성]

 

이렇게 하면요?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(승유) 여보세요?

 

백승유?

 

네, 저예요 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[잔잔한 음악] 시안이 지금 저랑 같이 있어요

 

거기 어디야?

 

요양 병원요

 

뭐?

 

(승유) 자, 오늘은 이만

 

어드전, 여기까지 할까요?

 

왜요? 아직 안 끝났는데

 

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알아?

 

(승유) 교수님도 쉬셔야지

 

(시안) 헐, 그럼 어떡해요?

 

(승유) 자, 사진 찍어 두고 [카메라 셔터음]

 

다음에 이어서 하면 되겠지?

 

- 네 - (승유) 자, 그럼

 

두 선수 인사하시죠

 

(시안) 좋은 경기였습니다, 교수님

 

꼭 다음에 또 봬요

 

[웃음]

 

[풀벌레 울음]

 

(시안) 선생님

 

죄송해요

 

체스 두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

 

체스?

 

(시안) 여기 진짜 최강 고수님이 계세요

 

진짜 짱이에요

 

- (윤수) 차에 들어가 있어 - (시안) 네

 

(승유) 주무세요

 

병실에 모셔다드리고 나왔어요

 

왜 마음대로 시안이를 데려와?

 

내 얘기 하지 말라고 했잖아

 

안 했는데

 

(승유) 그냥 체스 한 게임 했어요

 

교수님도 즐거워하셨고요

 

[똑똑 두드리는 소리]

 

배 안 고프냐?

 

고프긴 한데

 

밥 먹고 가자 너 저녁도 못 먹었잖아

 

[꼬르륵거리는 소리]

 

[부드러운 음악]

 

(승유) 자, 먹자!

 

(시안) 잘 먹겠습니다

 

(승유) 음

 

- (시안) 쌤 - (승유) 응?

 

(시안) 근데 아까 그분은 누구세요?

 

아

 

음…

 

내 스승의 스승?

 

(승유) 어, 그분이 쓰신 논문 중에

 

아주 흥미로운 논문이 있어

 

내가 제목 알려 줄 테니까 한번 꼭 찾아봐

 

네

 

선생님은 안 드세요?

 

얼른 먹어, 늦었어

 

(승유) 아유, 이 집 김말이를

 

아주 바삭바삭하게 아주 잘하네, 응?

 

- (시안) 선생님 - 응?

 

(시안) 저 백승유 선생님 프로젝트 들어가게 됐어요

 

(윤수) 무슨 프로젝트?

 

국립 수학 박물관 만드는 프로젝트요

 

(시안) 재밌겠죠?

 

그런데 백승유 선생님이 제자였다면서요?

 

진짜 대단하세요, 선생님

 

저런 수학자를 키워 내시다니

 

내가 키운 거 아니야

 

(시안) 아닌데

 

백승유 선생님은

 

선생님이랑 아까 병원에 계신 교수님 덕분이라던데요?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제가 선생님 같은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그랬더니

 

그럼 만나야 할 분이 있다면서 데려오셨어요

 

제가 이다음에 수학자 되면요

 

꼭 메달 걸어 드릴게요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블루투스 조작음] (승유) 어, 여보세요?

 

(현재) 백승유, 어디냐?

 

[시끌벅적하다] [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(친구1) 아성고!

 

[규영과 형도의 개운한 탄성]

 

(형도) 야, 근데 너희가 웬일이냐?

 

응? 나도 이런 데 초대해 주고

 

(친구1) 아, 고딩 땐 우리가 좀 서먹했지

 

[형도의 호응] 근데 우리 같은 과 베프거든

 

(현재) 베프 아니고 동기라고 몇 번 말하니!

 

(친구1) 난 대학 가면 마음대로 놀고

 

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

 

근데 어떻게 된 게 고딩 때보다 더 빡세냐?

 

(친구2) 아, 야, 내 말이!

 

야, 연애할 시간도 없어

 

(친구1) 남친 없어?

 

(친구2) 아, 얼마 전에 깨짐

 

[형도의 탄식] (현재) 나이스!

 

(형도) 아유, 속상하겠다

 

- (규영) 넌? - (예린) 나 뭐?

 

남친 없어?

 

[친구들이 놀린다] (친구2) 뭐야, 뭐야!

 

- (규영) 마시기나 해 - (형도) 둘이 뭐야, 둘이 뭐야

 

(현재) 아, 여기, 여기! 응?

 

- (친구2) 야 - (형도) 어? 백승유! [현재의 탄성]

 

(승유) 갑자기들 모였네?

 

(친구1) 아, 우리 백승유 선생님은 어떠신가?

 

- 뭐가? - (친구1) 여친 있으십니까?

 

(현재) 야, 있을 리가 있냐?

 

논문 쓴다고 몇 년을 틀어박혀 있는데

 

(친구1) 헐, 그래서? 설마

 

'내 여친은 수학이다 수학이랑 연애 중'

 

뭐, 이런 거 아니지? [친구2의 야유]

 

(형도) 그만 [친구1의 웃음]

 

(친구2) 학교는 어때? 애들 가르칠 만해?

 

(형도) 씁, 아이, 만만치 않을걸

 

요즘 애들 엄청 무섭다는데

 

뭐, 우리 땐 안 그랬나

 

지금 나 들으라는 소리?

 

(현재) 넌 노답이었지 [친구1의 웃음]

 

(친구1) 아, 근데 승유

 

네 꿈이 원래부터 교사였어?

 

아니

 

(규영) 그럼 왜 갔냐?

 

학교도 중간에 때려치운 놈이

 

(친구1) 야, 술 먹자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잠깐만

 

- (형도) 야 - (친구2) 뭐야?

 

- (현재) 야, 가? - (친구2) 어디 가?

 

- (친구1) 어디 가? - (규영) 여친 있네, 백승유

 

- (친구2) 응? - (현재) 야, 말도 안 돼

 

(형도) 야, 야, 야, 절대 없어

 

야, 백승유가 여친 있잖아?

 

그러면 나는 내가 이현재랑 사귄다

 

(시안) 선생님

 

오늘 데려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

 

또 가고 싶어요 [리드미컬한 음악이 들린다]

 

[한숨]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(시안) 여보세요?

 

어, 잘 들어갔지?

 

[사람들의 말소리]

 

지윤수 선생님은?

 

(승유) 그래? 별말 없었어?

 

그래, 잘 자고 내일 보자

 

[통화 종료음] [탁 휴대전화 접는 소리]

 

[숨을 씁 들이켠다] [긴장감이 도는 음악]

 

다들 의외라고 하는데

 

난 너다운 선택이라고 생각해

 

근데 싸우지는 마

 

(예린) 이름만 바뀌었지

 

옛날하고 똑같아, 그 학교

 

내가 싸운다고 누가 그래?

 

(예린) 네 운을 나누겠다며?

 

거긴 내가 가진 걸 나누는 곳이 아니야

 

빼앗아야 살아남는 곳이지

 

그래서?

 

행복해?

 

너도 많이 뺏어 봤잖아

 

무슨 소리야?

 

[웃으며] 농담이야, 농담

 

(승유) 아유, 농담도 못 해? 어?

 

[승유의 한숨] 너 번호 바뀌었지?

 

찍어 줘

 

다음에 또 보자

 

[로커 잠금장치 조작음]

 

[긴장되는 음악]

 

[지퍼 여는 소리]

 

(정아) 그러니까 목격자 진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

 

경찰이 용의자 특정을 못 하면

 

탈의실 도난 사건은

 

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시죠?

 

[안도하는 숨소리]

 

그러게 말이에요

 

감사합니다, 장 변호사님

 

[통화 종료음] [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]

 

[한숨]

 

[무거운 음악] [한숨]

 

[학생들이 시끌벅적하다]

 

- (학생1) 뭐야? - (학생2) 쟤 최시안 아니야?

 

(학생2) 쟤가 왜 여기 있어?

 

(학생1) 몰라

 

(수영) 뭐래

 

(유찬) 뭐야, 최시안도 우리랑 같이 한다고?

 

어이없네, 쟨 뭔 백이야?

 

[문이 탁 닫힌다]

 

[한숨]

 

- 안녕? - (학생들) 안녕하세요

 

(승유) 너희들이 앞으로 내 연구에 참여할 멤버다

 

국립 수학 박물관 만들기 프로젝트

 

[학생들의 환호성]

 

그런 의미에서 첫 번째 과제를 내겠다

 

전시물 아이디어를 하나씩 소개하고

 

발표하는 시간을 가질 거야

 

다음 수업까지 준비해 와

 

(학생들) 네

 

수업 시작할까?

 

스피치 준비야?

 

응, 복사할 자료 정리 중

 

넌? 준비 잘돼 가?

 

아니, 나 아직 시작도 못 했어

 

아…

 

오, 야, 미안 나 먼저 가 봐야겠다

 

(시안) 이거 복사하고 피시방 가야 돼 [지퍼 닫는 소리]

 

피시방은 왜?

 

PPT 작업하러

 

내 거 써

 

빌려줄게

 

네 노트북을 왜?

 

글쎄

 

친구니까

 

친구?

 

싫어?

 

(시안) 아, 그럴 리가

 

[웃음]

 

고마워, 김지나

 

[살짝 웃는다] [긴장되는 음악]

 

[도어 록 작동음]

 

[문이 덜컥 닫힌다]

 

(남자6) 과외 수업용으로 쓰시기에 딱이에요

 

아, 조용해서 학부모들도 선호하고요

 

(규영) 쩝, 괜찮네요

 

- 가 볼게요 - (남자6) 아, 예 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(남자6) 요즘 인기가 좋아 갖고 물건이 나오자마자 바로…

 

(규영) 어휴

 

(남자6) 아, 동작 빠르시네 [남자6의 웃음]

 

[안내 음성] 문이 닫힙니다

 
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(규영) 지윤수 선생님?

 

[한숨]

 

[문이 탁 열린다]

 

[문이 탁 닫힌다] (시안) 쌤

 

백승유 쌤 프로젝트 첫 번째 과제 나왔어요

 

수학 박물관 전시물 아이디어를 가져오래요

 

완전 재밌겠죠?

 

그래서 넌 뭘 준비할 건데?

 

제 특기를 이용해서 생각한 게 있는데요

 

(시안) 아, 저 스피치 형식으로 하래요

 

[부드러운 음악] 스피치?

 

네, 수학 스피치

 

(시안) 그것도 멋있죠?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?

 

(현재) 대박 소식!

 

어?

 

(현재) 장규영이 지윤수 쌤 봤대

 

어디서?

 

[차분한 음악]

 

[천둥이 우르릉 친다]

 

이제 와요?

 

어떻게…

 

규영이가 봤대요

 

(승유) 상관없으면 괜찮은데

 

마주치고 싶지 않으면 조심해요

 
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
 

(윤수) 시안이

 

프로젝트에 넣었다며?

 

걔한테 왜 잘해 줘?

 

(승유) 수학 좋아하고 잘하고

 

그리고 무엇보다

 

나 같은 수학자가 되는 게 꿈이래요

 

기특하잖아요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이 표정 잘 알아요

 

세상이 잿빛 같고

 

길고 긴 터널을 걷는 것 같고

 

누구랑 만나기도 말하기도 싫고

 

웃게 하고 싶어요

 

시안이 통해서라도

 

그거뿐이에요

 

전화하세요

 

시안이에 대해서 의논하거나 얘기하고 싶은 거 있을 때

 

(승유) 오늘처럼 비가 오거나 늦게 끝났을 때 해도 되고요

 

들어가세요

 

[도어 록 작동음]

 

[도어 록 작동음]

 

[탁 신발 벗는 소리]

 

(승유) 공개 수업이요?

 

한국에 수학 박물관 프로젝트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

 

(정아) 박물관 건립을 현실화하려면

 

홍보도 필요하고요

 

우리 학교 공식 채널을 통해서

 

실시간 방송을 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

 

교육청 장학사분들

 

수학 교육과 학생들도 참관하게 하고

 

그러죠

 

준비하라고 할게요

 

프로젝트 시작 기대하겠습니다

 

네 [웅장한 음악]

 

[사람들의 말소리] [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]

 

(성한) 안녕하세요

 

[성한의 웃음] 아, 장학사님

 

(정아) 안녕하세요

 

[저마다 인사한다]

 

(성한) 아, 앉으세요, 앉으세요 [사람들의 호응]

 

(혜미) 파이팅!

 

[혜미의 웃음]

 

아유, 키가 많이 컸어, 그렇죠?

 

(제니 모) 쟨 뭐야, 뜬금없이?

 

(혜미) 아, 쟤 교장이 찔러 넣었대

 

그거 알지? 노블리주 오블레스

 

[제니 모의 헛웃음]

 

(제니 모) 노블레스 오블리주?

 

[사람들의 환호성]

 

(승유) 수학 박물관 프로젝트 공개 수업에 오신 여러분들께

 

감사의 말씀 드리겠습니다

 

저는 수업을 맡은 백승유입니다

 

자, 그럼 수학 박물관 프로젝트

 

참가자들의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윤수의 긴장한 숨소리]

 

[밝은 음악] (시안) 시작해요, 떨려요

 

(윤수) 잘할 거야, 파이팅

 

[탁 휴대전화 접는 소리]

 

(영상 속 승유) 첫 번째 발표자는

 

경수영 학생

 

(유찬) 이상 제가 준비한 발표는 여기까지였습니다

 

[사람들의 환호성] 감사합니다

 

오늘 흥미로운 주제가 참 많네요

 

(승유) 그럼 다음 발표자는 [카메라 셔터음]

 

김지나 학생?

 

발표 시작하겠습니다

 

(지나)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는

 

'경우의 수를 체험하는 보드게임 만들기'입니다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뉴욕 수학 박물관에는 에니그마 카페란 곳이 있습니다

 

게임을 통해 수학의 원리를 익히는 곳이죠

 

저는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를 응용해

 

경우의 수, 확률

 

최단 거리와 같은 수학적 사고를 익힐 수 있는

 

(영상 속 지나) 보드게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

 

(승유) 좋은 접근이네

 

그럼 게임의 방식이나 규칙을 만들어야 하는데

 

혹시 참고한 게 있니?

 

(지나) 기본 방식은 윷놀이를 활용하고 [리모컨 조작음]

 

바둑이나 장기처럼 전략적인 규칙도 만들고 싶어요

 

어떻게 발전시킬지 기대가 된다

 

수고했어

 

(지나) 감사합니다

 

[사람들의 환호성]

 

(승유) 자, 그럼 마지막 발표자는

 

최시안 학생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시안아?

 

시작해

 

(영상 속 시안) 발표자 최시안

 

시작하겠습니다

 

제 발표의 주제는

 

'수학으로 하는 보드게임'입니다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[리모컨 조작음]

 

(시안) 사실 제 발표는

 

앞서 김지나가 한 내용과 거의 유사합니다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(제니 모) 너무 뻔뻔하다

 

그래도 계속할까요, 선생님?

 

(혜미) [헛웃음 치며] 이게 무슨 일이야?

 

(정아) 어떻게 된 거지? [차분한 음악]

 

(시안) 김지나가 제 발표를 훔쳤습니다

 

내가?

 

어떻게?

 

네 노트북 나한테 빌려줬잖아

 

네 노트북에 내 발표 자료 다 남아 있어

 

그 노트북에 있던 내 발표 자료를 네가 본 건 아니고?

 

[헛웃음] 뭐?

 

(시안) 너 분명히 그때 시작도 못 했다고…

 

(지나) 내가 언제?

 

그런 말 했단 증거 있어?

 

[헛웃음]

 

(승유) 잠깐

 

만약 우연이 아니라

 

둘 중 한 사람이 상대방 것을 베낀 거라면

 

지금 이 자리에서 말해

 

거짓말해야 될 만큼 대단한 프로젝트 아니야

 

- 전 아니에요 - (지나) 저도요

 

(시안) 야, 김지나! 솔직하게 말해

 

난 네가 친구라서 노트북 빌려준 줄 알았는데

 

처음부터 내 거 베끼려고 빌려줬던 거지?

 

조용!

 

(정아) 이렇게 하죠

 

다음 주 월요일에 소명할 자리를 갖고

 

증명할 것이 있는 사람은 증명하는 걸로

 

그런 다음 잘못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

 

이 프로젝트에서 퇴출입니다

 

그건 제 소관입니다

 

상의부터 하시죠

 

[문이 달칵 열린다]

 

[문이 탁 닫힌다]

 

[문이 탁 닫힌다]

 

(지나) 그게요

 

[정아의 가쁜 숨소리]

 

[떨리는 숨소리]

 

(정아) 3천만 원짜리 시계도 모자라서

 

[떨리는 숨소리]

 

이제 과제를 훔쳐?

 

무슨 말이에요?

 

몰라서 물어?

 

명상원

 

그것 때문에 경찰서까지 갔다 왔어

 

명상원이라니요?

 

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

 

[무거운 음악] (정아) 그 입 안 다물어?

 

도둑질을 하든

 

거짓말을 하든

 

어느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어

 

하지만 여긴 내 학교야

 

내 학교의 명예, 품격!

 

그 어떤 것도 해쳐선 안 돼 알아들어?

 

[어이없는 숨소리]

 

- 엄만… - (정아) 교장 선생님!

 

네, 교장 선생님

 

선생님은

 

지키고 계세요?

 

이 학교의 명예와 품격?

 

뭐야?

 

[한숨]

 

나 안 훔쳤어요

 

시계도, 과제도

 

[황당한 숨소리]

 

과제 준비하면서 지나 말고

 

보여 준 사람 있어?

 

윤수 선생님한테 검토받았어요

 

아무튼 너는 확실히 아니라는 거지?

 

절대 아니에요

 

어떻게든 증명할 거예요

 

지나한테 노트북 빌린 장소 날짜, 시간

 

정확히 얘기해 봐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(형빈) 정말이요?

 

한번 볼게요

 

오리엔테이션 준비해 주세요

 

예, 그러죠, 연락 넣겠습니다

 

그리고

 

그 아이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요

 

직접요?

 

네

 

알겠습니다

 

[통화 연결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?

 

웨스턴케이프 CC 예약됐대요

 

그리고

 

성민준 의원이 최근에 강남구청장을 만났어요

 

무슨 일로?

 

글쎄

 

확실한 건 구청장이 그 만남 이후에

 

공공 택지에 다른 걸 짓겠다고

 

(연우) 개발 계획 철회 요청을 했대요

 

알아볼게요

 

- 아직 밖이에요? - (성재) 네

 

다시 통화해요

 

[통화 종료음]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안전벨트 조작음]

 

윤수야

 

오랜만이야

 

잘 지냈어?

 

날 따라온 거야?

 

(성재) 어, 그렇게 됐어, 미안

 

놀랐지?

 

얘기 좀 할 수 있을까?

 

할 말 없어

 

난 있어

 

날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지만

 

미행 같은 거 하지 마

 

뒷조사도 하지 말고

 

[한숨]

 

[감성적인 음악]

 

(성재) 너 무슨 생각이야?

 

(정아) 내 교육 사업의 랜드마크로 삼을 거예요

 

(희승) 노정아 교장 성민준 의원?

 

(윤수) 수학 문제를 풀지 않아요

 

(현욱) 그런 시간을 겪지 않은 수학자는

 

다음 문제를 풀 수가 없어

 

(정아) 너 같은 애들은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으니까 [격정적인 피아노 연주]

 

[한숨] 너무 까불지도 말라는 얘기야

 

- (진희) 감사? - (성한) 큰일 났습니다

 

(성한) 방금 교육청에서 전화가 왔는데

 

(승유) 뭘 하려는 건지 나한테도 말 못 해요?

 

(윤수) 내 식대로 해결할 거야

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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