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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절대 그이 10

 

 

누구…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(다다)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?

 

(다이애나)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

 

왜 이러고 있어요?

 

(다다) 어디 아파요?

 

괜찮아요?

 

그럼 더 재밌게 놀아 볼까?

 

[긴장되는 효과음]

 

[로봇 작동음]

 

(다다) 아, 뭐 하시는 거예요, 지금?

 

[로봇 작동음]

 

괜찮아요?

 

뭐야, 너?

 

비켜

 

안녕

 

내 여자 친구

 

이제야 내 장난감답네

 

이제 갈까?

 

좋아, 여자 친구

 

(다다) 잠깐만요!

 

어디 가는 거예요?

 

(영구) 놔

 

[한숨]

 

내 몸에 손대지 마

 

(다이애나) 저기

 

용건 끝났으면 가 봐도 될까?

 

대체 누군데요, 당신?

 

이거 원래 주인

 

더 놀고 싶으면 우리 집에 와

 

(다이애나) 그만 가자

 

그래, 여자 친구

 

[문이 달칵 열린다] [당황한 신음]

 

[한숨]

 

[답답한 숨소리]

 

(왕준) 너 그 자식 때문이야?

 

너 그거 진심 아니야

 

그냥 필요해서 옆에 두는 거라고

 

나도

 

네가 많이 필요했었어

 

[도어 록 조작음]

 

[도어 록 작동음]

 

[문이 달칵 여닫힌다]

 

(웅) 야, 마왕준

 

너 몸 관리한다고 술은 쳐다도 안 보던 놈이 웬 술이야?

 

전화까지 다 하고

 

무슨 일인데?

 

무슨 일 있어?

 

[왕준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]

 

나 들켰어

 

무슨 소리야?

 

다다가 그러더라

 

꽃 상자 때문이 아니라고

 

헤어지자고 말할 때

 

내 눈빛이 진심이었대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근데 누나

 

(왕준)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?

 

나 아무 말도 못 했다

 

[떨리는 숨소리]

 

사실 다다가 하는 말이 다 맞거든

 

[헛웃음]

 

나 한심하지?

 

[웅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]

 

그래, 한심하다, 한심해, 마왕준

 

[웅의 한숨]

 

[괴로운 신음]

 

나 이제 어떡하냐, 누나

 

들켰으면 자수해야지 자수해서 광명을 찾아야지

 

너 이대로 다다 그냥 포기할 거야?

 

[다이애나의 신난 신음] 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(다이애나) 박수! [메이드들이 박수를 친다]

 

아, 널 이렇게 만나다니 완전 꿈만 같아

 

나도 그래, 여자 친구

 

[까르륵 웃는다]

 

여자 친구래

 

너 진짜 연인용 로봇 맞는구나

 

널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어

 

뽑아 봐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'켄'?

 

[다이애나가 까르륵 웃는다]

 

[까르륵 웃으며] 켄이래, 켄!

 

켄, 켄, 켄, 켄, 켄 당첨

 

(다이애나) 앞으로 네 이름은 켄이야

 

(영구) 전부 켄이네

 

처음부터 내 이름은 정해져 있던 거지?

 

딩동댕!

 

(다이애나) 어떻게 안 거야?

 

아! 아, 투시 기능 때문인가?

 

설명서에서 봤어, 완전 신기하다

 

피부도 예전 거보다 훨씬 진짜 같아

 

완전 신기하다

 

네가 오면 예전부터 하고 싶은 게 엄청 많았는데

 

뭐부터 할까?

 

여자 친구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

 

[강조되는 효과음]

 

[다이애나의 만족하는 신음]

 

(다이애나) 이제야 나의 켄 같네

 

[피식 웃는다]

 

[메이드1의 놀란 신음]

 

(다이애나) 아!

 

[떨리는 목소리로] 죄송합니다

 

(다이애나) 으응

 

괜찮아

 

조심해야지

 

자

 

[다이애나가 가위로 푹 찌른다] [메이드1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여자 친구

 

(다이애나) 응?

 

하지 말까?

 

여자 친구가 하고 싶은 대로 해

 

(영구) 난 여자 친구가 하는 일은 다 좋아

 

볼수록 너 맘에 든다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(다이애나) 역시 너흰 재미없어

 

[메이드1의 겁먹은 숨소리]

 

켄, 우린 내 방 가서 나랑 놀자

 

지부장님!

 

(보원) 제발 제 말 좀 한 번만 들어 봐 주십시오

 

제로나인, 지금 절대로 다이애나한테 가면 안 됩니다

 

제로나인에게 생긴 그 이상 증세들이 뭔지 꼭 알아봐야 돼요

 

예, 뭐, 만약 오류라고 해도

 

회사 방침대로면

 

오류가 생긴 로봇을 고객에게 보내는 것도 문제잖습니까?

 

게다가 제로세븐에게 그 여자가 어떤 짓을 했는지

 

지부장님도 잘 아시잖아요?

 

[보원과 지석의 한숨]

 

[한숨]

 

사랑받고 싶다는 제로나인의 감정

 

이거 연구하면 분명 회사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

 

제발 저 한 번만 믿어 주십시오 지부장님

 

예? 한 번만요

 

[시스템 조작음]

 

[한숨 쉬며] 감사합니다, 지부장님

 

얘기해 봐

 

어, 예, 우선 일단은 제로…

 

(인혁) 헛수고하지 마

 

[긴장되는 음악] 다 끝났으니까

 

뭐, 끝났다니, 그게 무슨 말이야, 너?

 

무슨 말이긴

 

제로나인이 원래 주인한테 무사히 돌아갔다는 거지

 

너 설마…

 

다이애나에게 제로나인을 데리고 간 거야?

 

예, 좀 전에 다이애나가 키스도 해서

 

(인혁) 제로나인 리셋도 됐고요

 

지부장님께서 질질 끌던 일

 

제가 다 해결했습니다

 

황인혁, 이 나쁜 새끼야!

 

아, 그리고 지금 본사에도 막 보고하고 오는 길입니다

 

너, 나한테 말도 없이 무슨 짓을 한 거야!

 

지부장님

 

오늘 저 아니었으면 지부장님도 회사에서 아웃이었어요

 

(인혁) 아니, 제 덕분에 목숨 부지하셨으면 고맙게 생각하셔야죠

 

[한숨]

 

그리고 남보원

 

넌 오늘부로 끝이야

 

더 이상 크로노스 헤븐 직원 아니라고

 

그러니까 회사 비품 싹 다 반납하고

 

다신 회사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

 

알겠지?

 

지부장님

 

[한숨]

 

[한숨]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[노크 소리가 들린다]

 

[보원과 다다의 허탈한 숨소리]

 

[한숨]

 

(다다) 어떤 여자가 갑자기 와서 자기가 원래 주인이라면서 데려갔어요

 

붙잡고 싶었는데

 

절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어요

 

그렇게 차가운 눈빛은 처음 봐요

 

그렇게 쳐다본 적 없었는데…

 

아마 초기화가 돼서 그런 걸 겁니다

 

초기화요?

 

네

 

제로나인은 다른 여자가 키스를 하면 초기화가 돼요

 

(보원) 전에 있던 모든 데이터를 소실하고

 

키스를 한 사람을 새로운 여자 친구로 인식하게 되는 거죠

 

그럼

 

저에 관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건가요?

 

사람으로 치면 그렇습니다

 

[잔잔한 음악] (보원) 하지만 원래대로라면

 

영구는 다이애나를 피하거나 막았을 겁니다

 

더군다나 다다 씨가 눈앞에 있었다면 당연히 그랬을 겁니다

 

근데

 

그러지 못했다는 건…

 

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?

 

(다다) 혹시

 

저 때문일까요?

 

(보원) 무슨 문제라도 있었습니까?

 

일이 있어서 화를 좀 냈어요

 

별 보러 가자 했는데 거절하고

 

가지 말라고 하는데 뿌리치고

 

(다다) 나 때문이구나

 

저…

 

되돌릴 방법이 없을까요?

 

(보원) 아까 보셨다는 사람이 이 여잡니다

 

다이애나, 제로나인의 원래 주인

 

이 여자 손에 영구가 들어간 이상 되찾을 방법은 딱 하나뿐입니다

 

뭔데요?

 

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할게요

 

다시 영구에게 키스하는 겁니다

 

(보원) 하지만

 

프로그래밍이 제대로 작동된다면

 

영구는 다다 씨를 밀어낼 거라 쉽지 않을 겁니다

 

[물소리가 졸졸 들린다]

 

(다이애나) 하, 다 됐다

 

이제 움직이고 말해도 돼

 

완성했어?

 

너도 와서 볼래?

 

멋지지?

 

이게 나야?

 

(다이애나) 응

 

완전 똑같지 않아?

 

사실 나도 투시 기능 있다?

 

속을 훤히 다 볼 수 있거든

 

그렇지?

 

(메이드들) 네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(다이애나) 아, 오늘따라 그림 그리기가 너무 재밌네?

 

한 장 더 그릴까?

 

그래

 

(다이애나) 앉아

 

[긴장되는 음악]

 

(경호원) 어떻게 오셨습니까?

 

여, 여기가 집이에요?

 

(경호원) 네?

 

(란) 아가씨

 

누가 찾아오셨는데요

 

누가?

 

엄다다라고…

 

아, 어제 그 여자?

 

어떡할까요? 돌려보낼까요?

 

안녕

 

(다이애나) 또 보네

 

어때?

 

우리 완전 잘 어울리지?

 

근데 여긴 왜 왔어?

 

우리 집 구경하러 왔어?

 

아니요

 

사람을 좀 찾으러 왔는데요

 

(다이애나) 이거?

 

이거 사람 아닌데

 

이건 연인용 로봇 켄이야

 

그리고 찾으러 오다니?

 

이거 내 거야 갖고 싶으면 너도 사든가

 

백억밖에 안 해

 

백, 백억 없어?

 

[작은 목소리로] 백억밖에…

 

(다다) 나 알죠?

 

나 알잖아요

 

정말 기억 안 나요?

 

대답 좀 해 봐요

 

켄

 

이제 말하고 움직여도 돼

 

너 누군데?

 

나보고 여자 친구라며

 

좋아한다며

 

내가 너한테?

 

[영구의 어이없는 웃음]

 

그럴 리가

 

(영구) 내 여자 친구는 여기 있어

 

[쓸쓸한 음악]

 

(다다) 어제는 내가 많이 미안했어요

 

이 말 꼭 하고 싶어서 여기 온 거예요

 

(다이애나) 응

 

란, 얘 용건 끝났대

 

치워 줘

 

- (메이드2) 가시죠 - (다다) 아니, 저, 저…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 [다다의 신음]

 

뭐 하는 거야?

 

[다다의 헛웃음]

 

그게 아니라…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 [흥미로운 음악]

 

막무가내에 무례한 성향

 

위험인물로 분류, 제압하겠음

 

[피식하며] 제압? 제압…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 

(다다) 아, 아, 아파, 아파

 

[다다의 아파하는 신음] [풉 웃는다]

 

아, 아파, 아파, 아파

 

아!

 

[웃음]

 

(다이애나) 야, 야, 너 진짜 재밌다

 

[콜록거린다]

 

(영구) 여자 친구, 괜찮아? 안 튀었어?

 

어, 괜찮아

 

근데 그림 그리기 놀이는 재미없어졌으니까

 

올라갈래

 

[흥미진진한 음악]

 

[어이없는 숨소리]

 

[메이드들의 다급한 신음]

 

(다다) 네, 감사합니다

 

[메이드들의 힘주는 신음] [다다의 힘겨운 신음]

 

[웃으며] 쟤 또 넘어졌나 봐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(다이애나) 쟤 왜 이렇게 웃기냐

 

제가 혼자 할게요

 

[다이애나가 연신 웃는다]

 

(보원) 제로나인을 초기화시키는 방법

 

목에 키트를 꽂는다

 

그리고 분해한 후 초기화를…

 

아니야, 이건 안 돼

 

하, 다다 씨랑 영구를 어떻게 키스하게 만들지?

 

[보원의 고민하는 신음]

 

(웅) 아…

 

[답답한 숨소리]

 

- (보원) 지나가세요 - (웅) 아, 네

 

(보원) [중얼거리며] 그냥 키스를…

 

(웅) 어어! [보원의 놀란 신음]

 

[흥미로운 음악] 맞네!

 

그 노숙자, 아, 저기, 응급실!

 

그때 날 살려 준 생명의 은인?

 

[웅의 반가운 신음]

 

알아보는구나

 

(웅)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

 

아, 저기

 

[보원의 아파하는 신음] 몸은 괜, 괜찮아요?

 

[어색하게 웃으며] 그, 네

 

네, 괜찮습니다, 네 [웅의 웃음]

 

- 그러면 전 이만 - (웅) 아…

 

(웅) 아유, 너무 다행이다 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교통사고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 건데요 [보원의 신음]

 

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

 

어디 가서 밥이나 한 끼 먹으면서 얘기해요

 

그래야 내 맘이 편할 것 같단 말이에요 [보원의 힘겨운 신음]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 [웅의 힘겨운 신음]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저, 죄송합니다 제가 진짜 바빠요, 죄송합니다 [익살스러운 효과음]

 

[강조되는 효과음]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쪽 뽀뽀하는 효과음]

 

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[매혹적인 음악]

 

[보원이 울먹인다]

 

(보원) 뭡니까?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 

[울먹이며] 뭐냐고요!

 

[흥미로운 음악]

 

[보원의 짜증 섞인 신음]

 

(보원) 아니, 진짜 키스를…

 

아니, 진짜 키스를… [보원의 떨리는 신음]

 

아니, 아니, 무모하신 겁니까 용감하신 겁니까?

 

아, 무작정 다이애나 집을 찾아가신 거예요?

 

[다다가 코를 훌쩍인다]

 

(다다) 아, 키스해야 된다면서요

 

얼굴을 봐야 키스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

 

아…

 

아니, 그렇긴 하지만

 

[추워하는 신음]

 

결국 실패하신 거 같네요

 

[헛기침]

 

(보원) 아, 근데 우리 영구 잘 있습니까?

 

뭐, 위험해 보이진 않던가요?

 

좋은 데서 좋은 옷 입고 잘만 살던데요?

 

[한숨]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(보원) 그 여자

 

다른 녀석의 주인이기도 했어요

 

그런데 이렇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놨죠

 

[보원의 한숨]

 

제가 영구를 빼돌린 이유입니다

 

다시는 이렇게 잃고 싶지 않아서요

 

설마

 

그 여자가 또 이러진 않겠죠? 그렇죠?

 

모르죠

 

[한숨]

 

그 전에 어떻게든 영구를 되찾아야 할 텐데

 

[안내 음성]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…

 

(왕준) 아휴, 진짜

 

매니저란 놈이 전화를 왜 안 받아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, 씨

 

그래, 언제까지 안 받나 보자 [통화 연결음]

 

[안내 음성]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…

 

또 안 받아라 [안내 음성이 계속된다]

 

또 안 받아, 또 안 받았어, 씨! [음성 사서함 연결음]

 

야, 임시

 

너 지금 시위하는 거야, 뭐야?

 

너 이딴 식으로 할 거면 당장 때려치워! 알았어? 씨!

 

[휴대전화를 탁 던진다]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[거친 숨소리]

 

내가 꼭 돌려놓을 거야

 

나 때문이니까

 

(왕준) [한숨 쉬며] 진짜

 

[헛기침]

 

(직원1) 아, 안녕하세요, 왕준 씨 [왕준이 호응한다]

 

아, 의상 반납 때문에 오신 거죠?

 

(왕준) 네, 네, 여기요 [직원1이 살짝 웃는다]

 

(직원1) 아, 근데 직접 들고 오신 거예요?

 

아, 그게…

 

매니저가 갑자기 아파 가지고

 

어머, 세상에, 괜찮으시대요?

 

네, 네

 

아무튼 감사합니다

 

(왕준) 아, 네, 수고하세요, 네

 

아, 진짜

 

임시 만나기만 해 봐 죽었어, 진짜, 씨, 쯧

 

야, 임시! 너 여기서 뭐 해?

 

당신 나 알아?

 

[영구를 툭 치며] 뭐?

 

(왕준) [영구를 탁 잡으며] 야!

 

너 왜 이래?

 

(다이애나) 넌 뭐니?

 

뭘 멍청하게 보고 서 있어?

 

직원이면 문이나 열어

 

[헛웃음]

 

그러는 넌 뭔데?

 

여자 친구

 

(왕준) 뭐?

 

(란) 아가씨, 가시죠

 

[무거운 음악] [문이 달칵 열린다]

 

여자 친구?

 

(왕준) 야! 야!

 

야, 임시

 

너 왜 이래? 미쳤어?

 

야, 저 여잔 또 뭐야?

 

[한숨]

 

미친 건 그쪽 같은데?

 

[한숨]

 

야, 그새 기억 상실증에라도 걸린 거야, 뭐야!

 

(다이애나) 야, 너 아까부터 뭐야?

 

나와

 

뭐?

 

걸리적거리지 말고 나오라고

 

네가 뭔데 나오라 마라야 내가 누군 줄 알고?

 

알아야 돼?

 

(다이애나) 켄, 타

 

응, 여자 친구

 

[왕준을 탁 밀친다]

 

뭐야, 이게?

 

분명 임시가 맞는데

 

왜 켄이라 불러?

 

[자동차 경적]

 

(다다) 아저씨, 차 좀 빼 주세요! [자동차 경적]

 

엄다다?

 

엄다다가 여기 왜?

 

"리얼 특수 분장"

 

(란) 아가씨

 

아까 그 남자 배우 마왕준 씨 같은데요?

 

마왕준?

 

(다이애나) 이게 누군데?

 

(메이드3) 마왕준이라고 유명한 배우이십니다

 

잠깐 잃어버린 사이에 별게 다 꼬였네

 

씁, 다음엔 저 얼굴로 만들어 볼까?

 

[무거운 음악] (다이애나) 음

 

우리 쇼핑도 다 했고

 

그다음에 우리 뭐 할까?

 

같이 데이트할까?

 

(다이애나) 데이트?

 

데이트 재밌겠다

 

할래, 할래, 데이트 놀이

 

(직원2) 안녕하세요 대관하신 고객님 맞으시죠?

 

(란) 네

 

두 분 이용하시는 거죠?

 

두 명 아닌데?

 

어?

 

일행이 더 있으신가요?

 

사람 하나하고

 

(다이애나) 이거

 

(직원2) 네?

 

아, 네

 

엘리베이터로 입장 도와드리겠습니다

 

아니, 대낮부터 웬 호텔?

 

(직원2) 어, 손님, 어떻게 오셨습니까?

 

어, 저, 잠깐 볼일이 있어 가지고요

 

한 번만 올라갈게요

 

아, 이 엘리베이터는 루프톱 전용이라서요

 

(직원2) 오늘 전체 대관이 되어 있어 죄송하지만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

 

진짜 잠깐이면 되는데

 

- 한 번만… - (직원2) 죄송합니다, 고객님

 

(직원2) 여기 들어가실 수가 없어서 좀 양해 부탁드릴게요

 

[다다의 난감한 신음] (왕준) 들여보내 주시죠?

 

[직원2의 놀란 신음]

 

(직원2) 마, 마왕준 씨?

 

안녕하세요?

 

[들뜬 신음]

 

(왕준) 어, 안 되는 거 아는데요

 

제가 드라마를 들어가는데 장소 섭외 때문에요

 

진짜 잠깐이면 돼요, 부탁드릴게요

 

어, 어, 그게, 좀 곤란한데…

 

[직원2의 난감한 신음]

 

(왕준) 야,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?

 

아니, 그냥 좀 볼일이 있어 가지고

 

그러는 너는 여기 어떻게 온 거야?

 

어?

 

너 따라왔어

 

아까 네가 임시 그 자식 쫓아가는 것 같길래

 

나 편집 숍에서 봤는데

 

걔 여자랑 있더라

 

그것도 팔짱까지 끼고

 

(왕준) [한숨 쉬며] 대체 뭐 하는 자식이야, 그거, 어?

 

[머뭇거리며] 그럴 일이 좀 있어

 

그럴 일?

 

그게 뭔데?

 

[잔잔한 음악] 도와준 건 고마운데

 

나 볼일이 있어 가지고 먼저 가 볼게

 

(왕준) 야

 

(직원3) 맛있게 드세요

 

(다이애나) [한숨 쉬며] 이런 게 데이트야?

 

[하품하며] 하나도 재미없는데?

 

(영구) 답답한 실내보다는 더 좋잖아

 

마음에 안 들어, 여자 친구?

 

(다이애나) 지루해

 

켄, 너라도 재밌게 해 줘 봐

 

내가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가 재미있을까?

 

글쎄?

 

켄

 

너 날 위해 뭐든지 다 할 수 있어?

 

당연하지

 

여자 친구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어

 

그래?

 

그럼

 

여기서 뛰어내릴 수도 있어?

 

(영구) 여기서?

 

(다이애나) 응

 

날 위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며

 

[긴장되는 음악]

 

왜? 못 하겠어?

 

켄은 날 안 좋아하는 거야?

 

(영구) 그런 거 아니야, 여자 친구

 

할 수 있어

 

(다다) 뭐야? 저길 왜 올라가는 거야?

 

설마…

 

(보원) 제가 영구를 빼돌린 이유입니다

 

다시는 이렇게 잃고 싶지 않아서요

 

안 돼

 

[긴장되는 효과음]

 

[강조되는 효과음] (다다) 안 돼!

 

죽으려고 환장했어요? 미쳤어요? 빨리 내려와요

 

빨리 내려와요!

 

[다다의 거친 숨소리]

 

다치면 어쩌려고 그래요!

 

(다이애나) 또 너니?

 

아니, 여긴 또 어떻게 들어온 거야?

 

당신 뭐예요, 미쳤어요?

 

이런 걸 시키면 어떡해요 죽으면 어떡하려고요!

 

죽는 게 아니라 망가지는 거겠지

 

(다이애나) 그리고

 

이게 망가지든 말든 그건 켄의 주인인 내가 결정할 일이야

 

너 따위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

 

미쳤어

 

너 따위랑 놀아 주는 것도 이제 끝이야

 

갖다 버려

 

알겠어, 여자 친구

 

[쓸쓸한 음악] [다다의 떨리는 숨소리]

 

[영구의 한숨]

 

모르겠어요?

 

(다다) 당신을 아프게 하려는 사람이에요

 

그런데도 계속 옆에 있을 거예요?

 

당연하지

 

대체 왜?

 

여자 친구니까

 

[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]

 

[답답한 한숨]

 

(규리) 저, 저… [규리와 진의 멋쩍은 웃음]

 

(진) 다다 누나가 좀 늦네요, 죄송합니다

 

[문이 달칵 열린다]

 

누나 왔다, 누나 왔다

 

누나, 지금이 몇 신데 콘셉트 회의 6시잖아요, 왜 이제 와요?

 

(규리) 마왕준 씨 기다리고 계시잖아

 

죄송합니다

 

콘셉트 회의 바로 시작할게요

 

(다다) 고민해 봤는데요

 

시즌1과 차별성을 두면서도

 

시리즈를 이어 갈 수 있는 콘셉트로 진행해야 될 것 같습니다

 

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다가도

 

분노하면 회로처럼 발광하는 느낌으로요

 

원하는 대로 해 주세요

 

당신 믿으니까

 

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

 

네, 테스트 시작하겠습니다

 

[밝은 음악]

 

(진) 그럼 저희는 그만 가 보겠습니다

 

왜? 끝났잖아

 

(규리) 아니, 이거 아직 할 거 많아

 

- (진) 아, 진짜, 빨리 갑시다, 좀 - (규리) 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

 

- (규리) 왕준 씨, 배고프시죠? - (진) 빨리 나와

 

(규리) 제가 뭐, 라면 끓여 드릴까요? [진이 인사한다]

 

저 커피 되게 잘 타는데

 

바리스타 자격증도… 그게 아니라요, 제가…

 

첫 촬영 때 봬요! [규리의 웃음]

 

[문이 달칵 닫힌다]

 

수고하셨습니다

 

다다야

 

나 많이 생각해 봤는데

 

네 말이 맞아

 

사실 지쳐 있었어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네가 해 주던 모든 것들

 

익숙해지다 보니까

 

(왕준) 나만 바라보는 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고

 

아무리 못되게 굴어도

 

늘 내 옆에 있을 거라 착각했어

 

근데

 

헤어지고 나서 나 확실히 알았어

 

나 너 없이 안 된다는 거

 

다다야

 

나한테 한 번만

 

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?

 

많은 거 안 바라

 

오늘처럼 이렇게

 

나한테서 너무 멀어지지만 마

 

내가 너 다시 잡을 수 있게

 

[훌쩍인다]

 

갈게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(다이애나) 데이트 놀이 뭐, 별거 없네

 

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완전 시시해

 

기대했는데 실망이야

 

난 좋았는데

 

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리 시시한 것도 재밌으니까

 

여자 친구

 

나 궁금한 게 있어

 

그 손은 뭐야?

 

아

 

궁금해?

 

(다이애나) 그럼 보여 줄게, 내 보물

 

[흥미로운 음악] [의수 작동음]

 

어때?

 

예뻐 [다이애나가 피식 웃는다]

 

[웃으며] 역시 넌 재밌어, 켄

 

(영구) 여자 친구

 

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?

 

(다이애나) 궁금해?

 

(영구) 응

 

언제였더라? 나 14살 때쯤인가?

 

나 죽을 뻔했다

 

전에 살던 집에 엄청 큰 불이 났었거든

 

(다이애나) 근데

 

평소에 날 그렇게 챙겨 주던 사촌들이

 

불나니까 날 신경도 안 썼어

 

막 난 죽자 살자 도망치고 있는데

 

여기서 퀴즈

 

그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요?

 

자기들도 살아야 하니까?

 

땡!

 

내가 죽어야 내 돈을 가로채기 쉬우니까

 

(다이애나) 부모님 돌아가셨을 땐 자기들을 부모처럼 생각하라더니

 

막상 진짜 부모가 필요한 순간에는 날 버린 거지

 

근데

 

죽은 줄 알았던 내가 살아서 이 손을 달고 오니까

 

다들 표정 관리를 못 하더라?

 

[웃으며] 무슨, 죽다 살아난 시체를 본 것처럼 막…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난 그래서 이 손이 좋아

 

쓸모없는 인간들을 거를 수 있게 해 주거든

 

나를 더 강하고

 

특별하게 만들어

 

너도 한번 만져 볼래?

 

아, 너도 있지, 이런 거?

 

난 그래서 너희 같은 애들이 너무 좋아

 

너희는 날 두고 도망가지 않을 거니까

 

거짓말하지 않을 거니까

 

[흥미로운 음악]

 

여자 친구

 

그동안 많이 외로웠구나

 

네가 뭘 알아?

 

나는 사람들이 못 보는 걸 볼 수 있어

 

투시 기능

 

[풉 웃는다]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오늘 처음으로 재밌다

 

그만 가자

 

[잔잔한 음악] [윙윙 소리가 난다]

 

(영구) 밤에 반짝거리는 게 별이라면

 

저기 많잖아, 여자 친구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[다이애나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]

 

(다이애나) 란, 얘 왜 이래?

 

켄!

 

왜 이래? 야!

 

아무것도 아니야

 

(란) 아가씨, 들어가시죠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[다다의 비명] [영구의 놀란 신음]

 

(다다) 아휴, 먼지 [다다가 코를 훌쩍인다]

 

여자 친구

 

나 이제 알겠어

 

(영구) 추억은 만드는 게 아니라 쌓이는 거야

 

지금 이 순간처럼, 그렇지?

 

이렇게 여자 친구와 함께하는 1분 1초가

 

다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거잖아

 

고마워, 여자 친구

 

나한테

 

멋진 사랑을 만들어 줘서

 

거짓말

 

"크로노스 헤븐"

 

[패드 작동음] (인혁) 아무 이상 없습니다

 

모두 정상입니다

 

[어이없는 신음]

 

말했지?

 

(다이애나) 막 가슴을 움켜쥐더니 내가 아무리 말해도

 

대답도 안 했다니까

 

(인혁) 저희 제로나인 행동에는 그런 패턴이 없습니다만…

 

그럼 내가 뭐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거야?

 

(인혁) 아니요, 그게 아니라…

 

(지석) 저, 혹시

 

제로나인이 이상한 말 같은 건 한 적 없습니까?

 

이상한 말?

 

가령…

 

사랑을 받고 싶다거나 하는…

 

사랑?

 

[다이애나의 웃음]

 

(다이애나) 사, 사랑?

 

기계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데?

 

[지석의 헛기침]

 

뭐, 하여튼 별문제 없는 거지?

 

네, 그, 점검 상태로는 그렇습니다

 

(인혁) 그리고 점검 끝나서 곧 깨어날 겁니다

 

(다이애나) 그래, 그럼, 알았어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[다이애나가 벽을 탁탁 친다]

 

(다이애나) 란!

 

란, 란!

 

야, 란 못 봤어?

 

(메이드3) 티 룸에 계셨습니다

 

(다이애나) 란, 란!

 

- (란) 무슨 일이세요? - (다이애나) 스위스 가자

 

내일 아침에 당장

 

(란) 스위스엔 왜요?

 

(다이애나) 음, 알잖아?

 

한국 애들 못 믿겠어

 

씁, 내가

 

직접 크로노스 헤븐 본사 가서 켄 초기화시킬 거야

 

직접 말이십니까?

 

정밀 검사 받을 거야 머리부터 발끝까지

 

(다이애나) 뭐, 조금이라도 이상 있으면

 

폐기 처분 시켜 버리고 새걸로 바꿔 버리려고

 

아무래도 남이 쓰던 건 찝찝해서 안 되겠어

 

[풀벌레 울음]

 

[카드 인식음]

 

(보원) [놀라며] 오, 아직 되네

 

아휴, 씨

 

간 떨려 죽는 줄 알았네, 씨

 

[흥미로운 음악] [컴퓨터 작동음]

 

[보원의 한숨]

 

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[카드 인식음]

 

[문이 스르륵 열린다]

 

어, 그래

 

(지석) 여기서 뭐 하는 거야?

 

(보원) 지부장님

 

(지석) 회사는 왜 들어온 거야?

 

또 뭔 짓을 하려고?

 

(보원) 지부장님, 이것 좀 보십시오

 

엄다다 씨한테 갔을 때 나타난 패턴들이

 

다이애나에게로 간 이후로는 전부 사라졌습니다

 

정상으로 돌아왔다고요

 

그게 뭐?

 

정상으로 돌아왔으면 됐지

 

(보원) 아니요, 그게 아니라

 

지부장님, 아직도 모르시겠어요?

 

중요한 키는 바로 엄다다 씨예요

 

제로나인 꼭 엄다다 씨 옆에 있어야 됩니다

 

그래야 그 이상 증세들 모두 설명할 수가 있다고요

 

아직도 그 얘기야?

 

이제 그만해, 다 끝났어

 

(보원) 하, 지부장님 [카드 인식음]

 

[문이 스르륵 열린다] (인혁) 남보원

 

[보원의 한숨]

 

네가 왜 여기 있냐?

 

[한숨]

 

너 설마 아직도 포기 못 했냐?

 

아니, 대체 뭐가 문제야?

 

아, 가서 보니까 제로나인 완전 호강하면서 지내던데

 

할 수만 있다면 내가 들어가서 살고 싶더라

 

(보원) 야, 너 말 다 했어? 씨

 

(지석) 그만들 해!

 

[보원의 한숨]

 

무슨 일이야?

 

지금 다이애나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

 

다이애나가 제로나인 데리고 직접 본사로 간답니다

 

[의미심장한 음악] (지석) 뭐?

 

뭐, 맘에 안 들면 폐기 처분 하고

 

(인혁) 새걸로 교환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던데

 

언제 간다는데?

 

당장 내일 아침에 간다는데요

 

안 돼

 

(보원) 본사는 절대 안 돼, 씨

 

[보원의 달려가는 발걸음]

 

[문이 달칵 열린다]

 

[보원의 가쁜 숨소리] [문이 달칵 닫힌다]

 

(보원) 엄다다 씨, 큰일 났습니다

 

다이애나가 내일 아침 영구를 데리고 스위스로 떠난답니다

 

지금 당장 영구 되찾아야 돼요

 

시간이 없어요

 

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?

 

네?

 

이제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

 

그만 가 주세요

 

(보원) 엄다다 씨

 

이대로 영구 포기하시는 거예요?

 

정말 이대로 영구 보내실 거냐고요

 

지금 영구 가면 진짜 다 끝입니다! 예?

 

저는

 

아무런 힘도 없어요

 

전 이제 여자 친구가 아니잖아요

 

아니, 아, 예, 물론 그렇긴 하지만…

 

더 이상 할 말 없어요

 

그러니까 귀찮게 하지 마세요

 

[한숨 쉬며] 엄다다 씨

 

제발요, 예?

 

[슬픈 음악] (다다) 지금부터 그 로봇

 

나랑 상관없어요

 

어차피 처음부터 내 것도 아니었고

 

잠깐 맡아 주기로 했던 거잖아요

 

[답답한 숨소리]

 

이제 정말 다 끝났어요

 

그러니까 찾아오지 마세요

 

[보원의 한숨]

 

[한숨]

 

- (다이애나) 준비 다 됐어? - (란) 네

 

여자 친구, 근데 우리 어디 가는 거야?

 

(다이애나) 음, 켄

 

넌 내가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면 되는 거야, 알았지?

 

그래, 알았어, 여자 친구

 

(보원) [힘주며] 아, 이거 놔! 좀 놓으라고, 좀, 아이!

 

제발 좀 놔줘요!

 

아휴, 아이씨!

 

(경호원) 정원 뒤에 숨어 있길래 수상해 보여서 잡아 왔습니다

 

넌 뭐니?

 

아!

 

그, 그 크로노스 헤븐

 

(다이애나) 제로세븐인가 가져다준

 

[웃으며] 안녕

 

안녕?

 

당신 때문에 안녕하지 못해

 

우리 영구 내놔

 

너도 그것 때문에 온 거야?

 

아니, 넌 내 건데 왜 여기저기서 내놓으래?

 

(보원) 헛소리 그만하고!

 

난 당신 우리 영구 여자 친구로 절대 인정 못 하니까 영구 내놓으라고!

 

(다이애나) 인정?

 

왜 내가 산 물건을 너한테 인정받아?

 

영구는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니까

 

(다이애나) [헛웃음 치며] 동생?

 

[웃으며] 동생이래

 

미친 사람인가 봐

 

뭐? 미쳐? 저게…

 

[보원의 성난 신음]

 

켄, 너 저 사람 알아?

 

아니, 처음 봐

 

여자 친구 말대로 좀 미친 사람인가 봐

 

(보원) 영구야

 

넌 지금 형 기억 못 하겠지만

 

절대 저 여자랑 떠나면 안 돼 그럼 너 큰일 나, 인마!

 

영구야!

 

[긴장되는 음악] [보원의 힘주는 신음]

 

[보원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아, 팔이야, 놓고, 놓고, 놓고 아, 너무 아파! 놓고, 놓고…

 

아, 너무 아파…

 

- (보원) 잠깐만, 잠깐만요, 영구야 - (영구) 많이 놀랐지?

 

우리 갈 때까지 좀 조용히 좀 시켜 [보원이 악쓴다]

 

(경호원) 네, 알겠습니다

 

(보원) 영구야, 가면 안 돼!

 

(영구) '어느 도시에 자랑거리가 있었어요'

 

'그것은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왕자의 동상이었지요'

 

'왕자의 동상은 언제 보아도 멋있어'

 

'그러게 말이야'

 

'왕자 동상만 보면 행복해진다니까'

 

'사람들은 항상 미소를 짓고 서 있는 동상을'

 

'행복한 왕자라고 부르며 좋아했어요'

 

'제비야'

 

'내 몸에 덮인 황금을 조각조각 떼어'

 

'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겠니?'

 

'안 돼요'

 

'그러면 왕자님 모습이 흉측해질 거예요'

 

'괜찮아'

 

'여자 친구만 행복하다면 난 아무래도 좋단다'

 

'사람들은' [잔잔한 음악]

 

'녹슨 두 눈에 온몸이 너덜너덜한 왕자를'

 

'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어요'

 

'왕자의 동상은 펄펄 끓는 용광로로 옮겨졌어요'

 

'하지만 상관없어요'

 

'행복한 왕자가 사랑받고 싶은 사람은'

 

'여자 친구뿐이니까요'

 

(영구) 여자 친구, 나

 

사랑받고 싶어졌어

 

(영구)

 

[떨리는 숨소리]

 

[다다의 한숨]

 

(다다) 미안해요

 

실제로 진짜 같이 탔으면 좋았을 텐데

 

난 지금도 좋아

 

이렇게 여자 친구랑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

 

진짜 그쪽은 주기만 하네요

 

당연하지

 

사랑하니까

 

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(영구) 자꾸 여기가 윙윙거려

 

그러니까

 

안 가면 안 돼? 아니…

 

가지 마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뭐야? 내 인형들은?

 

인형요?

 

가져가시게요?

 

아, 그걸 말이라고…

 

당연하지

 

지금 준비하겠습니다

 

(다이애나) 아아! 아, 됐어

 

아무도 내 인형 건들지 마

 

내가 직접 할 거니까

 

(다다) 저기요!

 

[가쁜 숨소리]

 

나랑 얘기 좀 해요

 

(영구) 또 무슨 일이야?

 

나도 이렇게 구차하게 굴고 싶지 않은데요

 

이렇게 그쪽 그냥 떠나면

 

계속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서 왔어요

 

정말 다 잊어 먹은 거예요?

 

뭘?

 

그동안 나한테 했던 말, 행동 전부 다 까먹었냐고요

 

하, 도대체 무슨 소린지

 

내가 너한테 뭘 했는데?

 

그 모든 것들이

 

정말 그냥 단순히 프로그래밍일 뿐이었다고요?

 

[애잔한 음악]

 

(다다) 비 오는 날 우산 가지고 데리러 와 준 것도

 

별 구경 시켜 준 것도

 

어깨까지 다쳐 가면서 촬영장에 더미 가져다준 것도

 

한강에서 몇 시간씩이나 기다린 것도

 

그냥 단순히 프로그래밍일 뿐이라고?

 

진짜가 아니야?

 

무슨 말인지 모르겠어

 

난 로봇이니까 그저 입력된 대로 움직일 뿐이야

 

(영구) 그러니까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

 

[한숨]

 

그래요

 

내가 잊고 있었네

 

(다다) 그쪽은 그냥 기계일 뿐이라는 거

 

키스 한 번으로 전부 잊고

 

하루아침에 모르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기계일 뿐이란 거

 

이제 똑똑히 알았어요

 

그만해요

 

(영구) 내가 널

 

정말 좋아했다고?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그래요

 

너무 고마울 만큼

 

그래서 미안할 만큼

 

그럼 넌?

 

[훌쩍인다]

 

(다이애나) 아, 또 너냐?

 

진짜 구질구질 대단하다

 

넌 뭐, 자존심 뭐, 이런 거 없어?

 

[다이애나가 손뼉을 짝짝 친다]

 

켄, 이리 와

 

이리 오라고, 당장

 

[울먹인다]

 

[다다가 훌쩍인다]

 

[다다의 힘겨운 숨소리]

 

(다다) 좋아했어요, 나도

 

아니

 

지금도 좋아해요

 

그러니까 가지 마요

 

[잔잔한 음악] 너무 늦어서 미안하고

 

화도 나고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은데

 

근데

 

[울먹이며] 그쪽도 나처럼 이렇게 아팠을 거 같으니까

 

[울먹인다]

 

나도 그쪽처럼 여기가 윙윙거려요

 

너무 아파요

 

그러니까 가지 마요, 제발

 

(다이애나) 켄

 

한번 버린 쓰레기는

 

다시 주워서 버릴 필요 없어

 

아, 피곤하다, 빨리 타

 

[영구가 차 문을 탁 닫는다]

 

[다다의 울먹이는 신음]

 

영구 씨

 

켄

 

우리 스위스 가는 거야

 

스위스 빨리 가자

 

[하늘이 우르릉 울린다] 그래

 

[웃음]

 

[윙윙 소리가 난다]

 
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 

[잔잔한 음악]

 

(영구) 데리러 왔어

 

여자 친구

 

여자 친구

 

종료

 

하지 마

 

[윙윙 소리가 난다]

 

멈춰, 멈추라고

 

(다이애나) 응?

 

왜 멈춰?

 

나 여자 친구에게 돌아가야 돼

 

뭐? 너 미쳤어?

 

야, 멈추지 마

 

당장 멈춰!

 

[자동차 엔진음]

 

[자동차 경고음]

 

[타이어 마찰음]

 

(다이애나) 야, 깡통

 

너 미쳤어?

 

내가 산 거야, 내가 주인이라고!

 

넌 내 여자 친구가 아니야

 

(다다) [흐느끼며] 거짓말

 

다 거짓말…

 

다 거짓말이면서…

 

[트럭 경적]

 

[강조되는 효과음] [다다의 놀란 신음]

 

[트럭이 연신 경적을 울린다]

 

[울먹인다]

 

미안해, 여자 친구

 

못 알아봐서

 

아프게 해서

 

[울먹인다]

 

그리고

 

이건 프로그래밍된 말이 아니야

 

[부드러운 음악]

 

사랑해

 

(다다) 영구 씨가 돌아와서 진짜 기뻐요

 

둘이 있고 싶어서요 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(다다) 내가 그 행복한 왕자를 더 행복하게 해 줄 거예요

 

(영구) 고마워, 여자 친구

 

나 찾으러 와 줘서

 

좋아한다고 말해 줘서

 

(영구) 여자 친구, 반지 버렸으면서 [반짝이는 효과음]

 

이제 여자 친구 없이는 아무 데도 안 가

 

약속할게

 

(다다) 영구 씨가 없는 집에 혼자 있을 때

 

마치 세상에 혼자 덜렁 남겨진 기분이었어요

 

지금은 마치 세상에 우리 둘만 있는 기분이에요

 

(다이애나) 네가 훔쳐 간 내 장난감

 

(다다) 우리 영구 씨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

 

장난감을 장난감이라 부르는데

 

당신 같은 사람한테

 

우리 영구 씨 못 보내 아니, 안 보내!

 

[다다의 떨리는 숨소리]

 

(다다) 안 돼요, 가면 안 돼요

 

(영구) 나 괜찮아, 여자 친구

 

- 걱정하지 마 - (다다) 안 돼

 


 

절대 그이↲

 영화 & 드라마 대본 ↲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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