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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마음의 소리 8

 

아이, 깜짝이야, 얼굴 왜 이래?

 

내일 방송국에서 온다며 관리해야지

 

너 출세했다 벌써 TV에 다 나오고

 

그러니까

 

내가 TV에 나오는데

 

왜 당신들께서 팩을 하고 있을까요?

 

[정권의 옅은 웃음] [철왕이 피식한다]

 

(준) 너도 이거 빨리해, 응?

 

요즘 HD로다가 다 찍으면

 

모공이 한 땀, 한 땀 다 나온대 더럽겠지?

 

자

 

아무튼 내일 다들 좀 쿨하게 있는 거 알지?

 

또 창피하게 하지 좀 말고, 제발

 

우후, 걱정하지 마라

 

도대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?

 

구석에 조용히 처박혀 있을 테니까 응?

 

콕

 

(피디) 자, 이제 촬영 들어갈게요

 

웹툰 작가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

 

다큐멘터리니까

 

뭐, 그냥 평소랑 똑같이 하시면 됩니다

 

'평소랑 똑같이'?

 

[익살스러운 효과음] [석이 코를 드르렁 곤다]

 

- 안 돼! - 평소대로 하면 안 돼!

 

(석) 뭐, 그냥 평소대로 만화 그리면 되죠?

 

네, 그렇죠

 

그럼, 갈게요

 

잠, 잠시, 잠시만요

 

하이... 큐!

 

[철왕의 옅은 신음]

 

[철왕이 드르렁 코를 곤다]

 

아이고, 뭐야, 뭐야, 왜 이래? 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- (정권) 아이고 - (철왕) 아이고, 깜짝이야

 

아이, 거 되게 재미, 재미없네 어휴, 씨

 

야, 난 약속 있어서 먼저 나가 볼게

 

아이고, 같이 가, 같이 가요

 

[피디의 한숨]

 

저기 작가님, 원래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그림만 그리세요?

 

아무래도 그렇죠

 

아니, 다른 작가님들이랑 다르시네요

 

다른 작가들은 어떤데요?

 

이것저것 많이 하시더라고요

 

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만나고

 

외제 차 타는 분들도 있고

 

그분들 찍은 거는 쓸 그림이 되게 많거든요

 

[어색하게 웃으며] 아... 그런 거?

 

저도 해요, 다른 작가들이 하는 거 저도 다 하죠

 

그럼, 그럼 지금부터 보여 주시나요?

 

뭐, 그렇죠

 

친구야, 대화 즐거웠다

 

[말을 더듬으며] 정말 오래전부터 자, 약속, 약속 잡아 놓은 예정된 만남이었는데

 

정말 즐거웠어 [어색한 웃음]

 

[어색한 웃음]

 

나, 나도 그렇다

 

그럼 우리 이만 일어날까?

 

아...

 

(피디) 오케이, 컷

 

[작은 소리로] 야, 급하게 와 줘서 진짜 고맙다 차는?

 

너희 집 주차장에 넣어 놨어

 

[부욱이 피식한다]

 

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?

 

아 몰라, 다른 작가들도 다 외제 차 있대

 

- (부욱) 간다 - (석) 응, 고맙다

 

(피디) 작가님, 저희 준비 다 됐는데 나가실까요?

 

네, 그러시죠

 

아, 그런데 나가면 또 사람들이 막 알아보고 그럴 텐데

 

아이, 나도 모르겠다

 

[웃으며] 나가시죠

 

이 녀석이 바로 제 애마

 

조나단이에요

 
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워낙 똑같은 차들이 많아서 [당황한 웃음]

 

이 정도 찾는 척하고

 

이제 나가 볼까?

 

[차 문고리를 달칵 당긴다]

 

저기요, 아저씨, 뒤에 찬데 차 좀 빼 주세요

 

아, 예

 

씨...

 

(아저씨) [짜증 내며] 아, 빨리 차 빼요!

 

저, 잠깐 도와, 잠깐만 도와줘...

 

아, 뭘 도와줘!

 

제가 손목이 안 좋아서, 조금만...

 

[힘주는 신음]

 

평소에 이렇게 혼자 동네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

 

오, 쉿!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어요

 

평소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제 삶의 큰 기쁨이죠

 

[석의 환호]

 

패스, 패스, 패스!

 

[석의 환호]

 

[아이1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[아이2의 아파하는 신음] [조석의 환호]

 

(아이 엄마) 아니, 다 큰 어른이 왜 애들 노는 데

 

끼어들고 난리야, 난리가!

 

그게 아니라 슛을 했는데 쟤가 하필 거기 서 있어서

 

(아이 엄마) 그러니까, 애당초 왜 아저씨가 슛을 하냐고, 왜

 

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혼자 하는 시간이 소중하죠

 

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

 

[조심스럽게] 아저씨...

 

조석 아니에요?

 

어?

 

맞아, 나 조석

 

거봐, 맞잖아!

 

너희 '마음의 소리' 보는구나 사인 해 줄까?

 

아니요, 별로...

 

[웃으며] 녀석, 부끄러워하기는

 

그런 거 얘기해도 괜찮아 사인 해 줄게

 

[문 종소리가 울린다]

 

어, 저기 봐!

 

와! 이광수다!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최고 인기 웹툰 노블레스 작가 이광수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(여자) 완전 잘생기셨어요

 

아이, 감사합니다

 

사인 마저 받고 가야지

 

괜찮아요

 

- 내가 안 괜찮아 - 됐어요, 공책 아저씨 가져요

 
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(피디) 오, 작가님, 안녕하세요

 

- 안녕하세요 - (광수) 예, 안녕하세요

 

- 지금 다큐멘터리 촬영 중인데 - 예, 예

 

혹시 조석 작가님 아세요?

 

누구요?

 

아니요, 웹툰 작가예요?

 

모르겠는데

 

[피디의 웃음]

 

[석의 힘주는 신음] 수고 많으셨습니다

 

어휴, 작가님께서 수고 많으셨죠

 

- 감사합니다 - 예

 

- 들어가세요 - 수고하세요

 

[어색하게 웃으며] 아니, 예, 됐어요, 수고하세요

 

(석) 예

 

[문이 여닫힌다]

 

와! 죽는 줄 알았네

 

[짜증 내며] 잠깐이라더니 졸라 길게 하루 종일

 

그렇게 할 일이 없어 보이나

 

다시는 이런 거 하나 봐라 이 새끼들...

 

소금 어디 있어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- 여보세요? - (피디) 네, 작가님

 

저희가 카메라 하나를 두고 왔더라고요

 

내일 아침에 일찍 찾으러 가도 될까요?

 

카메라요? 네, 그러세요

 

비싼 장비니까 잘 좀 부탁드릴게요

 

예

 

카메라?

 

[박진감 있는 음악]

 

(석) 아이, 비싼 장비라니까 함부로 건들지도 못하겠고

 

그나저나 옷도 안 가져왔는데

 

가만, 카메라 사각지대로만 다니면

 

좋아, 잘 피해 가면 안 찍힌다

 

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

 

야, 방송국 놈들 갔냐?

 

그 자식들 아주 남의 집을 그냥 깽판을 치는구먼

 

그러니까, 그 피디 발 냄새 때문에 그냥 내 코가, 그냥

 

- 아, 이 새끼들이 - 쉿, 쉿

 

- (정권) 왜? - 아이, 빨리 좀...

 

그 방송국 놈들이 카메라를 놓고 갔어

 

그래서 그 카메라가 저기 있는데

 

우리가 하는 거, 하는 말 다 찍힐 거니까

 

다들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해

 

(정권) 응

 

(철왕) 응

 

[부드러운 음악]

 

(정권) [교양있게] 저녁 먹어야지, 다들 나와요

 

[문이 덜컹 열린다] [석의 헛기침]

 

석아, 아버지는?

 

[근엄하게] 나도 나와요

 

둘 다 뭐 입은 거...

 

늘 그냥, 평소대로 입었다

 

늘 입던 건데 왜? 앉아요

 

[철왕의 헛기침] [정권의 품위 있는 웃음]

 

앉읍시다, 어휴

 

어휴

 

[철왕의 옅은 한숨]

 

오늘 저녁이 엄청나네

 

어휴, 새삼스럽게 얘는? 매일 매끼 먹던 건데

 

자, 우리 아들 뭘 먹을까?

 

아...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아이, 잘 먹네, 우리 아들

 

하늘이 주신 선물, 우리 집 보물

 

[정권의 웃음]

 

[철왕의 웃음]

 

아니, 이게 뭐야?

 

연신내에서 제일 맛있다는 그 '조치킨' 아니야! 어?

 

당신이 언제 이런 걸 다 시켰어요?

 

[인자한 웃음]

 

(철왕) 신선한 재료와 양념

 

매일 깨끗한 새로운 기름으로 튀긴다더니 역시 치킨은

 

♪ 조치킨 ♪ [정권의 인자한 웃음]

 

전화번호는

 

02-254-8282

 

[정권의 인자한 웃음]

 

다녀왔어요

 

[문이 쾅 닫힌다] [다급하게] 형, 일로 와

 

방송국 사람들이 카메라 놓고 갔거든

 

오...

 

앞에서 이상한 짓 하지 마

 

응

 

안녕하세요, 방송 관계자 여러분 저는 조준이라고 합니다

 

제 직업은 석이 형, 회사원 인터넷 방송 BJ도

 

제가 가진 끼가 굉장히 많은데요

 

관계자 여러분 보시고 언제든 불러 주시면

 

최고의 방송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

 

막 기뻐하는 연기하고

 

울분을 토하는 연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

 

아! 강슬기다 [폭소] 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[울분을 토한다]

 

1인 2역 연기입니다

 

[격분하며]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?

 

[겁에 질린 목소리로] 아니에요, 난 그런 적이 없어

 

이 자식아, 이 자식이...

 

아이, 참... 아, 아, 아

 

안 돼, 안 돼, 안 돼

 

♪ 엄마 엄마 엉덩이가 뜨거워 ♪

 

[초인종]

 

- 어휴, 작가님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

 

- 카메라 가지러 왔습니다 - 예, 들어오세요

 

여기 있습니다

 

(피디) 어휴

 

[카메라 조작음]

 

작가님, 저는 촬영 있어서 빨리 가 볼게요, 수고하세요

 

[문이 탁 닫힌다]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글쎄요, 정확하게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거는 2살?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 저는 뭐, 잘 기억이...

 

아 제가 좀 부모님께서...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어, 아, 석이가 차 빌려 달라고 그래 가지고

 

알았어, 아이 인터뷰해야 돼, 나도, 어

 

[땡 하는 효과음]

 

지금 TV 틀라니까, TV

 

그, 우리 아들 나와요, 우리 아들 응, 우리 아들 [웃음]

 

아, 그리고 나도 좀 나오고 그러겠지 뭐, 어 [웃음]

 

나도 회사 사람들한테 다 말했어

 

온 지구촌이 우리 가족을 보고 있다고 [웃음]

 

아휴, 지구촌은 무슨 앞으로 수도 없이 볼 거잖아 [정권과 준의 웃음]

 

(정권) 한다, 조용, 조용, 조용, 조용 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(성우) 신예 웹툰 작가 조석 씨는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

 

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

 

부모님들의 불행한 결혼 생활

 

[짜증 내며] 내가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잖아 저기

 

그래서 안... [음 소거 효과음]

 

- 먹긴 뭘 먹어, 내가! - 목구멍이... [음 소거 효과음]

 

[음 소거 효과음]

 

- (TV 속 철왕) 내가 이렇게... - 아니...

 

[음 소거 효과음]

 

- (TV 속 철왕) 아휴! - 이게...

 

[철왕의 한숨]

 

(성우) 정신 지체를 가진 형

 

[TV 속 준의 폭소]

 

[TV 속 준이 울분을 토한다]

 

나를 배신했다는 거 아니야

 

난, 나는 당신을 배신 한 적이 없다고

 

죽여 버릴 거야! [씩씩대는 숨소리]

 

어, 어, 어 아이, 이거 놔요, 아이

 

- ♪ 엉덩이가 뜨거워 ♪ - 와우

 

(성우)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던 조석 씨

 

결국 본인마저 이상 징후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

 

직업에 대한 회의

 

와! 죽는 줄 알았네 다시는 이런 거 하나 봐라

 

소금 어디 있어

 

(성우) 폭력적인 성향

 

[TV 속 석의 환호]

 

[아이1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(성우) 그리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행동들

 

이제 이들에게

 

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때입니다 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[휴대전화 벨 소리]

 

[철왕의 헛기침]

 

[평온한 효과음]

 

[철왕의 한숨]

 

- 저, 차장님 - 어

 

- 저번 출장 때도 여기 묵으셨죠? - 어

 

여기 어디 맛있는 데 있어요?

 

[웃으며] 아이고 내가 유명한 식당 알고 있잖아

 

- 거기로 가자고 - 아, 네 [차장의 웃음]

 
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 

- 조준 씨, 중국어 좀 해? - 아니요

 

[살짝 웃는다]

 

아, 제가 원래 주특기가 영어여 가지고

 

그, 제가 중국에서 영어를 할 일도 없고

 

제가 토익이 900인데 이게 중국에서 써먹을 데도 없고 [웃음]

 

아, 그래? 나도 그런데

 

[차장의 웃음]

 

900, 기본이지

 

아이, 하필이면 출장이 중국이야 그래

 

에, 뭐 그러니까요

 

어, 그러면 보디랭귀지라도 해 보, 해 보죠

 

어, 어이

 

헤이

 

[헛기침]

 

꼬, 꼬끼오!

 

[닭 흉내를 낸다]

 

꼬끼오!

 

꼬끼오, 꼬끼오, 꼬끼오

 

꼬끼오!

 

[옅은 신음]

 

게, 게, 게

 

'너희들이 게 맛을 알아'?

 

게, 게, 야... 참

 

[영어] 손님,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?

 

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

 

저희 식당 방문이 처음이십니까?

 

그렇다면 저희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

 

샤오롱바오를 추천해 드립니다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고급 코스로는 불도장과 송로버섯 요리를 추천해 드립니다

 

[한국어] 조, 조준 씨 먼저 주문해 지금 또 답장 안 하면, 이런...

 

[울먹이며] 저희 어머니가요, 여기 오셨으면

 

엄마, 엄마 거기는 몇 시야? 한국은?

 

헬로, 예, 땡큐 땡큐, 오, 예

 

왓...

 

이 개망신, 어떻게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냐, 참 [안내 방송 알림음]

 

[옅은 숨을 내뱉는다]

 

[안내 음성] [중국어] 알립니다

 

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

 

투숙객분들은 당황하지 마시고 객실에서 침착하게 대기...

 

[한국어] 뭐라고 하는 거야?

 

전혀 못 알아듣겠는데요?

 

[영어] 알립니다 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

 

[한국어] 아이, 뭐 영어라고 알아듣나?

 

[영어] 투숙객분들은 객실에서 침착하게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

 

[차장과 준의 멋쩍은 웃음]

 

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

 

[한국어] 뭐? '파이어'? 파, 파, '파이어' [의미심장한 음악]

 

맞죠? '파이어'

 

[차장의 당황하는 신음]

 

그러면 불났다는 거잖아, 그러면

 

아이, 거봐요

 

잘못 알아들은 줄 알았잖아요 나 영어 잘한다니까, 진짜

 

저기 뛰어내려

 

[준의 당황하는 신음]

 

[준이 다급하게 만류한다]

 

- 일단 우리 여기서 나가죠 - 잠깐, 잠깐

 

침착해, 일단 연기를 막을 물건이 필요해

 

[다급하게 숨을 내쉬며] 아이씨

 

내가 TV에서 브래지어 가지고 방독면 만드는 것 봤는데

 

그런 게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멍청아

 

[지퍼를 직 연다]

 

[심호흡]

 

(차장) 내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갖고 온 게 있긴 한데

 

[준의 놀라는 숨소리]

 

[준의 당황하는 신음]

 

걱정하지 마

 

내 것도 있어

 

[흐뭇해 한다]

 

아, 오늘은 왠지 레이스랄까?

 

해 [박진감 있는 음악]

 

[준과 차장의 떨리는 숨소리]

 

(준) 살아서 나가죠

 

[차장의 힘주는 신음]

 

- (준) 불이야! - (차장) 불이야, 불

 

(준) 여러분, 불났어요

 

여러분, 여러분, 불났어요! 얼른 나오세요!

 

- 진짜 불났어요? - 네

 

어쩐지 방송에서 '파이어', '파이어' 하더라니

 

(준) 여러분, 이럴 때일수록 굉장히 침착하셔야 됩니다

 

지금 주시는 것 입에다가 잘 대시고

 

저를 따라오시면 살 수가 있어요

 

어서, 자... 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(사람들) 불이야, 불이야!

 

아잉, 아, 대체 어떤 이벤트길래?

 

진짜 상상도 못 할 이벤트를 준비했으니까

 

절대, 절대 보면 안 돼

 

- (차장) 불이야 - (준) 불이야

 

자, 어서요

 

(차장) [놀라며] 여기까지 불이 번졌어

 

(준) 자,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

 

- 오늘 어디까지 갈까? 미국? - 아이, 남극 세종 기지

 

[문이 덜컹 열린다] 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(신랑) 당신들 뭐야?

 

큰일 날 뻔했어요

 

아, 이 손 놔

 

아니, 지금 얼마나 중대한 순간인데

 

- 안심하십시오! - 아, 이 손 놔!

 

[신랑의 아파하는 신음]

 

(신부) 자기야! 대체 뭐야?

 

준비 많이 했나 봐?

 

(중년녀) 나오세요 [신부의 웃음]

 

[문이 탁 닫힌다]

 

[웃으며] 이거 나도 있는데

 

[알몸남이 흥얼거린다]

 

[준의 다급한 신음]

 

(준) 불났어요! 당장 나와요

 

[박진감 있는 음악] 뭐? 불?

 

불났어요!

 

자,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

 

따라오세요

 

저러고 어떡하려고 그래? 자, 가시죠!

 

(신부) 자기야, 어디까지 갈 거야?

 

[다급하게] 불이... [신음이 흘러나온다]

 

[여주인공이 흥얼거린다]

 

[놀라는 신음]

 

[중국어] 누구세요?

 

[한국어] 저기 밖에 불이 나 가지고요

 

[중국어] 나가요!

 

[한국어] 아, 그... 파이어, 파이어

 

- 앗, 뜨거워 - [중국어] 불?

 

[중국어] - 불이 났어요? - 불?

 

- 불이 났어요? - 불이 났어요?

 

- 정말요? - 정말요?

 

- 불이 났어요? - 불이 났어요?

 

도망가요! 불이 났어요!

 

불이 났어요

 

[한국어] 아니, 이분은 중국 여배우?

 

[여주인공과 준의 거친 숨소리]

 

[여주인공의 당황하는 신음]

 

[여주인공의 다급한 숨소리]

 

[여주인공의 신음]

 

- (차장) 일단 고, 고, 고 - (준) 가요

 

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[영어] 소방 훈련 때문에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?

 

[한국어] - (차장) 불이야 - (준) 파이어!

 

[여주인공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- 헤이! - (차장) 왜, 왜, 왜?

 

[영어] 오해예요, 불난 게 아니라 소방 훈련이에요!

 

유, 파이어

 

[한국어] 아이, 진짜 유! 바비큐 될 뻔, 바비큐

 

- (차장) 앗 뜨거워 - (준) 앗 뜨거워, 앗 뜨거워

 

오케이?

 

[영어] 이 사람들 대체 왜 이러는 거야? 젠장

 

[한국어] 우리, 우리 때문에 탈출, 탈출, 오케이?

 

- 레츠 고! - (준) 레츠 고, 레츠 고!

 

[고통스러운 신음] [방귀를 뿡 뀐다]

 

[힘겨운 숨소리]

 

아, 냄새 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[준의 거친 숨소리]

 

[사람들의 힘겨운 숨소리]

 

[준이 코를 킁킁거린다] [준의 놀라는 신음]

 

아니, 이건 유독 가스?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 [사람들의 놀라는 신음] 여러분

 

지금 여기에 유독 가스가 퍼지고 있어요

 

[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신음]

 

토할 것 같아

 
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(준) [다급하게] 차장님!

 

차장님, 괜찮아요?

 

[다급한 숨소리]

 

뭐해요? 빨리 내려요

 

계단으로 어느 세월에 다 탈출합니까?

 

난 이거 타고 갈 거예요

 

안 돼, 안 돼, 안 돼!

 

[슬픈 음악] 안 돼

 

[흐느끼며] 엘리베이터는 위험하단 말이에요

 

[준이 흐느낀다]

 

(차장) 어서 계단으로 가야 돼 모두가 위험하다고

 

중국은 참 대단하고

 

- 놀라운 분들이 많죠, 어머니? - (관광객들) 그러네

 

사진 마음껏 찍으세요 [가이드가 살짝 웃는다]

 
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 

[관광객의 놀라는 숨소리] 어머, 뭔데? [놀라는 숨소리]

 

[중국어] 누구세요?

 

[준의 놀라는 신음]

 

[한국어] 아, 위층도...

 

여러분, 위층도 전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

 

모두 다 내려가세요 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 

차장님, 먼저 가세요

 

저는 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다 구하고 가겠습니다

 

너, 미쳤어? 정신 차려 그러다가 너까지 죽어

 

형! 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위에 사람들도 소중한 생명이라고

 

동생, 우릴 믿고 여기까지 따라온 이 사람들을 봐

 

그냥 가야 돼

 

이미 처참한 불바다가 돼 있을 거야

 

[미국인의 힘주는 신음]

 

[영어] 헤이, 나는 방으로 돌아가겠다! 너희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

 

[한국어] 고백? 키, 킬링?

 

당신이 희생하겠다고요?

 

[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]

 

[절규하며] 노!

 

[영어] 말리지 마, 난 갈 거야! 짜증 나

 

[사람들이 다급하게 만류한다]

 

[한국어] 여러분, 그의 희생을 잊지 맙시다

 

자, 우리 끝까지 내려갑시다, 자

 

[준의 놀라는 신음]

 

[거친 숨을 내쉬며] 위아래가 다 막혔네, 어떻게 하지?

 

동생, 난 여기까지인 것 같아

 

형! 약해지면 안 돼, 응?

 

여러분, 여러분들을 모두 지켜 드리고 싶었지만, 죄송합니다

 

[사람들이 흐느낀다]

 

하지만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

 

로비까지 계단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

 

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

 

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눕시다

 

[슬픈 음악] [사람들의 울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 어?

 

여보세요?

 

(준) 석아

 

웬일이야, 무슨 일 있어?

 

[다급하게] 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

 

부모님을 부탁한다

 

뭔 소리야?

 

[흐느끼며] 형이 그동안 미안해

 

형 용서해라

 

뭐 잘못 먹었냐?

 

(준) 우리 석이

 

형 없으면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고

 

여자도 없는데 어떡하냐

 

내가 한 번도 말한 적 없는데

 

- 사랑한다 - 아휴, 븅신, 끊어, 쯧 [준이 흐느낀다]

 

[휴대전화를 탁 던진다]

 

아이씨

 

[슬픈 음악] 저는 이제 됐습니다

 

[훌쩍인다]

 

[흐느낀다]

 

자, 여러분 살아서 갑시다!

 

(남자) '갑시다' [중년남의 환호]

 

[사람들의 함성]

 

[사람들의 함성]

 

[사람들의 함성]

 

[사람들의 함성]

 

"KBN 뉴스 네트워크"

 

[중국어]

 

[한국어] 저기요, 제가 진짜요 제가 불난 줄 알았다니까요, 예?

 

[중국어] 저 사람 미쳤어요

 

저 미친 사람이 자기가 우릴 구하는 영웅이라고 생각해요

 

전 너무 겁이 났어요

 

저 사람 완전 미쳤어요

 

[한국어] 파이어, 파이어 하니까 불난 줄 알았다고요

 

아니, 외국인도 알아들었다니까 아이, 진짜...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전화를 안 받는데 다른 가족 없어요?

 

아, 공일공...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?

 

예, 저는 중국 수사관 링자오밍인데요

 

여, 아들 되시는 조준 씨가 사고를 크게 치셔 가지고

 

지금 당장 중국으로 오셔야겠는데요

 

야, 이 보이스 피싱 썅... [음 소거 효과음]

 

(정권) 아줌마라고 만만하냐?

 

너, 한 번만 더 전화하면 혓바닥 확 뽑아 버린다, 이... [음 소거 효과음]

 

쯧 [휴대전화를 툭 던진다]

 

어머, 어머, 이 아주마이 참

 

다른 가족 없어요?

 

[헛기침]

 

어... 공일공...

 

아이고, 심심해 이거 뭐 재미있는 일 없나?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 [헛기침]

 

아, 여보세요

 

예, 저는 중국 수사관 링자오밍인데요

 

여, 아들 되시는 조준 씨가 사고를 크게 치셔 가지고

 

지금 당장 중국으로 오셔야겠는데요

 

[불길한 음악] 내래 지금 중국으로 오라 했네?

 

내 고향인지 어떻게 알았네?

 

조준이라는 놈을 처리하면 되갔네?

 

내래 갈 때 연장을 뭘 챙겨 가면 되갔네?

 

이야, 간만에 연장 만질 생각 하니까

 

염통이 쫄깃쫄깃하다야, 응?

 

[웃음]

 

[휴대전화 조작음]

 

자식들이

 

진짜 가족 맞아요?

 

가족이 아닌 것 같은데

 

이 사람 이상해요, 당장 연행해요

 

아니, 저...

 

공일공...

 

한 번만, 한 번만 아니, 저 잠깐만요

 

공, 공일공!

 

[밝은 음악] ♪ 호흡 한번 깊게 ♪

 

♪ 들이마시고 나도 모르게 ♪

 

♪ 벌써 내일을 생각해 ♪

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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