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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용팔이 5

 

전화하지 말랬지

 

뭐?

 

얼만데?

 

도둑놈들

 

내가 그동안 벌어다 준 게 얼만데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[여진] 간수가 하나 더 늘었다

 

야, 미친놈아 지금 그걸 어떻게 갚아?

 

요즘 알바도 못 하는데

 

이거 니가 준 핸드폰 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

 

[여진] 그리고 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영혼을 가졌다

 

산 넘어 산이네

 

[여진] 그 돈 내가 줄까?

 

[강렬한 음악]

 

[여진] 이제

 

나의 시간이 다가온다

 

[고 사장] 법원에 면회금지취소 가처분 신청을 내세요

 

- [어두운 음악] - 그럼 전면전이 될 텐데

 

어차피 겪을 전쟁이라면

 

선공으로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?

 

[고 사장의 웃음]

 

[심전도계 비프음]

 

[다가오는 발소리]

 

- [호준] 간밤에 별일 없었죠? - 네

 

다행이네, 요새는 얌전해서

 

아, 영애님이 가끔 경련을 일으키곤 해

 

아, 예

 

[태현] 내성 반응이다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[여진] 그 돈

 

내가 줄까?

 

[여진] 아니지

 

동생, 내가 살려줄까?

 

그렇게 묻는 게 낫겠네

 

[고조되는 음악]

 

한여진 씨

 

[여진] 그 버튼 누르면

 

돈도 동생도 구할 수 없어

 

잘 생각해 보고

 

날 깨워

 

[태현] 안 돼, 너무 위험해

 

[긴장감 넘치는 음악]

 

거부하지 마

 

결국 넌 날 깨울 거야

 

왜? 무슨 일이야?

 

- 아무것도 아닙니다 - 이런, 싱겁긴

 

[모니터 화면 전환음]

 

[조직원의 헛기침]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[두철] 아, 저기, 괜찮혀 저, 천천히 혀, 응?

 

[두철의 아픈 신음]

 

- 다 되었는가? - 죄송해요

 

혈관이 안 보여서

 

저, 괜찮응게

 

그리고 뭐, 살다 보면

 

주사 뭐, 한 일곱 방씩 헛찌를 수도 있는 거고

 

따지고 보면은 주사기가 떨릴 만큼

 

섹시한 몸매를 가진 내가 잘못이지

 

긍께, 천천히 혀, 천천히

 

네

 

근디 천천히 하기는 하는디

 

저, 설마 여덟 방째는 좀…

 

아, 따가, 아따 따가

 

근데 이 아가씨가, 집중해!

 

됐다, 됐어요

 

[두철] 어, 진짜?

 

아따, 징하게 고맙네 아홉 방째 안 찔러서

 

죄송합니다, 고객님

 

[두철] 응, 아이고 괜찮혀, 괜찮혀

 

난 암시랑도 안 혀

 

야, 이 무식한 놈아

 

넌 어따 대고 그렇게 큰 소리여!

 

의료인이 신성하게 주사를 주는 게

 

무신 건달들 사시미 쓰듯이

 

아무 데나 막 푹푹 찔러 대는 줄 알아, 인마? 쯧

 

[일동] 죄송합니다, 형님

 

[간호사] 아, 아니에요

 

제가 더 죄송합니다

 

펴, 편히 쉬세요, 고객님

 

[두철] 응, 응, 수고했어, 쯧

 

오매, 오매

 

내가 여그 살라고 들어왔다가

 

아무래도 쟈 땜시 죽어 나가지 싶다

 

아휴

 

[두철] 야, 노크 좀 하고 들어와 문화인답게

 

[태현] 방금 나간 간호사한테 뭔 짓을 한 거유? 응?

 

야, 그 얼굴이 시퍼레졌잖유

 

[두철] 오매 야가 거시기는 비뚤어졌어도

 

오줌은 똑바로 싸라는 말도 모르는갑네

 

링겔을 한 번 맞는디, 어?

 

주사를 여덟 방을 그냥 빠바바바박 찔러대면

 

너는 좋겄냐?

 

그러고 설마 천하의 두철이가

 

저런 어린 각시한테 소리를 질렀겄냐?

 

아님 내가 겁을 줬겄냐?

 

치, 근데 왜 저래?

 

[두철] 뭐, 인자 뭐 젊은 처자들이야

 

나의 섹시한 몸매를 봐불면은

 

그 조금은 거시기하기도 허겄지

 

그러니까 두목

 

멀쩡한 사람이 링거를 왜 맞고 앉았냐고

 

언제 나갈 거예요? 아픈 데도 없는디

 

아, 내가 왜 아픈 데가 없어?

 

온몸이 쑤시고

 

지금 내 맴이 얼마나 아픈 줄 아냐?

 

우리 애기들 뿔뿔이 흩어지고 잽혀가고

 

시방 내가 맴이 맴이 아니여

 

아휴, 미치겄네, 진짜, 아유

 

야, 야, 너 내가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거나?

 

- 응? - [두철] 야, 야, 갖고 와봐

 

[부두목] 아, 예, 형님

 

[두철] 짠

 

- [익살스러운 음악] - [두철의 웃음]

 

야, 이거 이 새끼 도박까지

 

- 쌤통이네 - [두철] 글지, 글지, 응?

 

이거, 이거 신문 오려 갖고 내가 액자 하라고 했다

 

이걸? 왜?

 

설마 두목이?

 

- [두철의 웃음] - [밝은 효과음]

 

[딩동 - 엘리베이터]

 

오빠

 

[감성적인 음악]

 

얼마나

 

나빠졌습니까?

 

[의사] 원래라면 요독증이 올 뻔했던 건데

 

다행히 아버님이 늦지 않게 발견해서

 

병원으로 데려오는 바람에 위험한 일은 면했지만

 

문제는 면역 억제제도 소용이 없는

 

소현이의 특이한 면역 항체야

 

어, 얼마나

 

버틸 수 있을까요?

 

글쎄, 뭐

 

투석을 잘하면은 한두 달?

 

마르스 달고 버틴다고 해도

 

[한숨] 힘들지

 

아이고, 거 동생은 다 죽어가는데

 

오래비는 아주 신수가 훤하십니다

 

아빠

 

보호자분은 잠깐 나가 주시죠

 

이런 싸가지없는…

 

[태현 부의 헛기침]

 

너 그러다 사람 치겄다

 

[태현 부의 헛기침] 에이

 

[문이 열렸다 쾅 닫힌다]

 

- [감성적인 음악] - [태현] 야, 인마

 

거 봐

 

오빠가 재깍재깍 투석받으라고 했잖아

 

말 안 들으니까 이러지

 

오빠, 아빠하고 이제 풀어

 

나 죽고 나면 가족이라곤 이제 아빠밖에 없는데

 

[태현] 야, 이 자식이 진짜, 쯧

 

알았어, 화내지 마

 

그치만 아빠도 불쌍한 사람이야

 

너 자꾸 쓸데없는 말 하면 나 간다

 

오빠도 내 말 좀 들어

 

죽는 사람 소원은 들어주는 거잖아

 

뭐?

 

너 계속 이럴 거야?

 

[소현이 훌쩍이며] 이번 생은

 

오빠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

 

다음번엔 내가 누나로 태어날게

 

그땐 내가 오빠 잘 돌봐 줄게

 

[계속되는 소현의 훌쩍임] 이번엔 미안해

 

오빤 이제 할 만큼 했어

 

이제 그만해

 

인명은 제천이다

 

하늘이 정한 목숨

 

사람이 어쩔 수 없다, 이 말이여

 

그 말은

 

내 어머니 죽음에

 

당신은 책임이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

 

난 말이야

 

당신과 달라

 

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

 

소현이

 

절대 못 보내

 

[소현] 오빠는 이제 할 만큼 했어

 

이제 그만해

 

[문이 쾅 닫힌다]

 

무슨 일 있어요?

 

쩝, 아, 신씨아

 

미국에서 연락 왔어요?

 

미국이요?

 

아, 때 되면 연락 오겠죠

 

대체 그 환자 누군데

 

일주일 내내 그렇게 아침저녁으로 달달 볶아요?

 

아침에도 확인해 봤어요?

 

[태현] 뭐야, 왔죠? 그쵸?

 

- 얍 - [태현] 진짜 왔어요?

 

가능성이 있대요?

 

[신씨아가 웃으며] 아, 일단 좀 읽어보고요

 

이 환자

 

가능성 있대요

 

- [밝은 음악] - 진짜요? 정말이에요?

 

얍, '이뮨 시스템 트랜스포밍'

 

그러니까 면역 항체 트랜스폼 시술 가능하고

 

유전자 일치하는 간도 있대요

 

뭐, 미국엔 워낙 도너가 많으니까

 

내가 누구예요? 나 신씨아라고요

 

고마워요

 

[떨리는 숨소리] 진짜 고마워요, 신씨아

 

근데 이게 누군데요?

 

대체 얼마짜리 고객인데 그렇게 좋아해요?

 

얼마짜리는…

 

근데

 

가격은?

 

뭐 대충 '원 앤 어 하프' 정도라는데

 

하나 반이면…

 

'밀리언', 150만 불 정도라고요 시술만

 

거기다 이것저것 붙으면 우리 돈으로 한 20억?

 

내 수수료 빼고

 

[어두운 음악으로 변주]

 

[신씨아] 왜요? 이거 비싼 거 아닌데?

 

이거보다 쉬운 시술도 훨씬 비싼 거 많아요

 

[달그락 - 식기]

 

아유

 

물, 물, 가져와

 

[채영] 음

 

- [탁 - 물잔] - [채영의 한숨]

 

[놀라는 숨소리]

 

누구세요?

 

[익살스러운 음악]

 

뭔데?

 

[비서실장이 작은 소리로] 저…

 

[작은 소리로 속삭인다]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뭐? 가처분 신청?

 

에이

 

'면회 방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'

 

[비서실장] 고정하십시오, 회장님

 

[웃음] 고정?

 

이런 일 없을 거라며?

 

죄송합니다

 

[탁 - 물잔]

 

[한숨]

 

그래, 고정했다

 

그래서? 이제 어떡할 건데?

 

담당 판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

 

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일은 없도록 할 겁니다

 

그리고 저희 법무팀을 병원에 내려보냈습니다

 

고 사장 쪽에서 여진 아가씨를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

 

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…

 

[탁 내리치는 소리]

 

내가 그런 대답 듣자고 묻는 게 아니잖아!

 

죄송합니다

 

이것들이 분명히 여진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거야

 

그러지 않고서는 이렇게 여진이를 만나겠다고

 

가처분 신청을 해 올 리가 없어

 

아무래도

 

죽여야겠어

 

- [긴장감 도는 음악] - [한 회장] 원장한테 전해

 

여진이를 당장 죽이라고

 

안 됩니다, 회장님

 

그러면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계획이

 

모두 물거품이 됩니다

 

그리고 신청서 내용을 봐도

 

아직까지 저들이 아가씨의 상태를 안다는 근거는

 

전혀 없습니다

 

[비서실장의 신음]

 

[한 회장] 혼자 똑똑한 척하지 말고

 

죽이라면 빨리 죽이란 말이야, 이 새끼야!

 

[묵직한 효과음]

 

[긴박한 음악]

 

지금부터 딱 48시간 준다

 

가처분인지 개뿔인지 빨리 해결해

 

아님 너도 여진이하고 같이 묻을 줄 알아

 

알겠습니다, 회장님

 

[날카로운 효과음]

 

48시간?

 

[멀리 자동차 소리]

 

[긴장감 넘치는 음악]

 

[달그락 - 쇳소리]

 

[연이은 사이렌 소리]

 

[두철의 신음]

 

[태현] 그래

 

그래 봐야 껌값도 안 되는 거였어

 

이 모든 미친 짓들이

 

[고조되는 음악]

 

[소현] 오빠는 이제 할 만큼 했어

 

이제 그만해

 

[여진] 그 돈

 

내가 줄까?

 

아니지

 

동생

 

내가 살려줄까?

 

그렇게 묻는 게 낫겠네

 

잘 생각해 보고

 

날 깨워

 

[음악이 잦아든다]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[물소리]

 

[여진] 그다

 

[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]

 

[커튼 치는 효과음]

 

호리병 속에 갇힌 지 1,172일째

 

이제

 

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온다

 

그래, 난 지금

 

꿈을 꾸는 꿈을 꾸고 있는 거다

 

[고조되는 음악]

 

[경고음]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나 영애님한테 좀 다녀올게

 

네, 아…

 

좀 전에 김 선생님이 들어가셨는데요?

 

[삑삑 - 경고음]

 

[태현] 저기요, 한여진 씨 눈 떠 봐요, 네?

 

한여진 씨, 눈 좀 떠보라고, 제발!

 

[여진의 놀란 신음]

 

[고조되던 음악이 뚝 끊긴다]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[문 조작음]

 

[휴대전화 진동음]

 

여보세요

 

[상담원] 사랑합니다, 고객님

 

한국 카드 상담원 김혜영입니다 잠시 통화 괜찮으실까요?

 

제발 날 좀 그만 사랑하란 말이야! 쯧

 

[현숙의 씩씩대는 호흡]

 

[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]

 

이봐, 일어나

 

여기서 뭐 하는 거야? 빨리 일어나!

 

쩝, 나 좀 놔두지

 

어젯밤에도 왕진 나갔다 왔단 말이야

 

- 피곤해 죽겠어 - 뭐?

 

돌았어? 어디서 감히

 

지금 뭐 하는 거야?

 

[태현의 힘주는 신음]

 

왜?

 

난 여기서 눈 좀 붙이고 있으면 안 돼?

 

조용하고 좋구만

 

여기가 어딘 줄 알고

 

여기가 어딘데?

 

아

 

생사람 재워서 가둬 놓고 있는

 

범죄 현장?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뭘 그렇게 놀래?

 

[현숙의 연신 씩씩대는 숨소리]

 

왜? 보고하시게?

 

원장님?

 

어, 더 위?

 

회장님? 좋지

 

그럼 보고할 때

 

지난주에 당신 과실로

 

영애님 깨어났던 것도 보고하지?

 

손목 긋고 수술방까지 갔던

 

자살 미수 사건 말이야

 

[부스럭거리는 소리] 아휴

 

나갈 때 불 좀 끄고

 

나 함부로 건드리지 마

 

조폭하고 살다 보면 말이야

 

반은 조폭이 되니까

 

알아들었으면 나가, 잠 좀 자게

 

[한숨]

 

이게 뭐 하는 거냐

 

[여진] 제법이네

 

눈을 감고 있느라

 

저 여자 표정을 못 본 게 아쉽네

 

나한테

 

원하는 게 뭡니까?

 

그건 아니지

 

일주일간 고민하다

 

나 몰래 날 깨웠다면

 

그 질문은 내가 먼저 해야 되는 거 아니야?

 

원하는 걸 말해 봐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동생의 치료비라

 

좋아

 

핸드폰

 

핸드폰은 왜?

 

치료비 달라며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어떻게 거는 거야?

 

아, 이거

 

이거 누르면 돼요

 

앞으론 내가 말로 물어봤으면

 

말로 대답을 해

 

[전화벨 소리]

 

[프랑스어] 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?

 

[프랑스어] 제…

 

계좌 코드를 확인해주세요

 

잠시만 기다려주세요

 

[키보드 조작음]

 

네, 말씀하세요

 

DW207BC301

 

[키보드 조작음]

 

"데이터 분석"

 

네, 마담, 정말 오랜만이시네요

 

비밀번호를 말씀해주세요

 

'프로방스엔'

 

'라벤더가 피었나요?'

 

[프로그램 작동음]

 

"승인"

 

[웃음] 아이고, 그 녀석이 그런 재주가 다 있었어?

 

좀 바꿔봐

 

자? 지금 몇 신데?

 

- 아, 그랬구나 - [다가오는 발소리]

 

당신은? 뭐 해요?

 

확인해 봐

 

이메일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무기명 양도성 예금 증서야

 

너무 좋아하지는 마

 

비밀번호가 없으면

 

아직 돈이 아니니까

 

비밀번호는 물론

 

내가 여기서 나가는 날 줄 거야

 

어때?

 

페어하지?

 

명심해

 

내가 이 안에서 계속 잠들어 있는 한

 

동생은 치료를 받을 수 없어

 

[미스터리한 음악]

 

그럼 제가

 

제가 뭘 하면 될까요?

 

[휴대전화 벨 소리]

 

예, 과장님

 

[묵직한 효과음]

 

너 여진이가 아티라는 건 언제부터 알고 있었냐?

 

으흠, 12층에 올라오기 전날 밤에

 

수술방에서 뵀었습니다

 

그랬구나

 

어, 근데 모른 척하고 있었어?

 

아이고, 예의도 바르지

 

우리 약아빠진 태현 씨

 

황 간호사는 [한숨]

 

잘했어

 

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그 여자

 

한 회장 직보 라인이라고

 

눈꼴시게 구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

 

니가 내 대신 한 번 잘 쏴줬다

 

그런데 너무 자극하진 마

 

위험한 여자야

 

[일정한 심전도계 비프음]

 

- [현숙] 앙큼한 년 - [어두운 음악]

 

니가 먼저 꼬리 쳤지? [씩씩대는 소리]

 

[현숙의 거친 숨소리]

 

삐졌어?

 

기지배, 알았어

 

[속삭이며] 내가 예쁘게 만들어 줄게

 

[고 사장] 어이구, 아이

 

보는 눈도 많을 텐데

 

- [클래식 음악이 흐른다] - 어떻게 여기까지 직접…

 

[채영] 누구 아이디어예요? 가처분 신청은

 

[한 사장] 주주들의 공통된 의견을 취합해서…

 

당장 취소하세요

 

- 예? - 안 그럼

 

한도준이 여진이를 죽일 거예요

 

[한 사장] 예?

 

[한 사장] 사모님, 이번 일은

 

외국인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압력에 따른 결정입니다

 

저희가 그걸 외면하면 배임이 됩니다

 

[고 사장의 웃음]

 

설마 오빠가 동생을 죽이기까지 하겠어요?

 

[고 사장의 웃음]

 

그럼 설마 와이프인 내가

 

이렇게 남편 뒤통수를 칠 일도 없겠네요?

 

[고 사장의 헛기침]

 

영애님을 죽이다니요?

 

만에 하나 회장님께서 그랬다가는

 

영애님의 지분 태반을 세금으로 날리실 텐데

 

그걸 감수하고라도 면회를 막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요?

 

그게 뭔지

 

사모님은 알고 계십니까?

 

글쎄요

 

[채영] 고 사장님 저랑 잠깐 얘기 좀 하시죠

 

잠깐 자리 좀 비켜주세요

 

어, 그래

 

[헛기침]

 

채영아, 너무 걱정하지…

 

[채영] 지금은 사석이 아닙니다

 

네, 말씀하시죠, 사모님

 

고 사장님

 

아버지가 고 사장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계시는지

 

잘 아시죠?

 

그럼요, 잘 알죠

 

하지만 전 아니에요

 

- 배임이요? - 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고 사장님 계획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

 

무슨 말씀이신지

 

더 이상 독단적으로 나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

 

우리를 위해서도 여진이를 위해서도

 

위험해질 일은 만들지 마세요

 

영애님을 위험에 빠뜨리다니요

 

그럴 일은 절대 없습니다

 

제 손에는 양날의 검이 들려있어요

 

그게 고 사장님을 벨지 한도준을 벨지

 

나도 잘 몰라요

 

저 너무 믿지 마세요

 

제가 고 사장님을 안 믿는 것처럼요

 

- [날카로운 효과음] - [심전도계 비프음]

 

[태현] 원하는 대로 약을 반으로 줄였으니까

 

의식은 전보다 또렷할 거예요

 

들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영애님한테 다녀올게

 

네

 

[현숙의 숨찬 호흡]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[의아한 숨소리]

 

영애님 어디 불편하세요?

 

아니

 

[계속되는 휴대전화 알림음]

 

[간호사의 한숨]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

 

아무래도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야겠어요

 

뭐? 선수를 치다니?

 

저 사람들은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의향이 전혀 없어요

 

- 어쩌면 - [채영 부] 채영아

 

아빠는 불안해

 

고 사장 같은 사람하고 척을 지는 건…

 

아빠, 오히려 우리한테는 기회예요

 

여진이만 우리 수중에 들어온다면…

 

수중이라니, 물건도 아니고

 

설사 그렇다 해도

 

여진이가 왜 우리한테 협조를 하겠냐?

 

한도준이 여태 여진이를 이용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요

 

아빤 아직 모르셔도 돼요

 

[고 사장] 딸이 애비보단 낫군

 

그래서 명을 재촉하겠지만 말이야

 

- [긴장감 도는 음악] - [고 사장] 얼굴 잘 익혀 둬

 

첫 번째 타겟이야

 

[심전도계 비프음]

 

[묵직한 효과음]

 

[긴장감 도는 효과음]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이 씨

 

이 씨!

 

[긴장감 도는 효과음]

 

이 씨!

 

[긴박한 음악으로 변주]

 

너

 

일부러 이러는 거지?

 

나 괴롭히려고

 

일부러 이러는 거잖아 이 나쁜 기지배야

 

[계속되는 현숙의 고함]

 

- [태현] 왜 이러세요? - [현숙] 이거 놔

 

놓으란 말이야

 

진정 좀 하세요

 

[현숙이 절규하며] 이거 놔, 이거 놔

 

이거 놓으란 말이야, 이거 놔!

 

지금 뭐 하는 겁니까?

 

이거 놔!

 

[호준] 이제 좀 진정이 됐어요?

 

[현숙] 죄송합니다

 

제 호출기에 이상이 있어서

 

[휴대전화 알림음]

 

별문제 없는데

 

[한숨] 황 선생 당분간 나이트 오프예요

 

- 태현이랑 교대하고 - 전 괜찮습니다

 

[호준] 황 선생 좋으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

 

과로가 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이죠

 

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…

 

[호준] 어쨌든 들어가서 쉬어!

 

상부에 보고하기 전에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멀쩡한 사람 하나 미친 사람 만들기 쉽네요

 

멀쩡?

 

저 여잔 진짜 미쳤어

 

[태현의 웃음]

 

한여진 씨가 3년을 누워 있었는데

 

욕창 하나 안 생기고 몸이 깨끗한 이유가 왠지 알아요?

 

황 간호사 저 여자가

 

당신 몸을 자기 몸보다 더 극진하게 돌봤기 때문이에요

 

자기 인형처럼

 

저 여자가 나한테 무슨 짓들을 했는지 알면

 

기절할걸

 

에이, 아이, 그럴 리가

 

난 거짓말 안 해

 

그리고

 

여태까지 아무도 나한테 그런 말투로 말하는 사람 없었어

 

음, 그래요?

 

그럼 이제 익숙해지셔야겠네 난 원래 이렇게 말하는데

 

- 교양이 없구나 - 위선이 없지

 

위악도 악이야

 

내가 니 동생을 살려줄 유일한 사람이란 사실

 

잊지 마

 

쩝, 맞아요

 

근데

 

당신 역시

 

내가 당신을 저 바깥세상까지 데려다줄

 

유일한 배라는 사실 잊지 마

 

그리고 이 배는

 

유람선이 아니야

 

[무거운 음악]

 

[태현] 그리고 회장 사모님이 만나고 싶어 해요

 

채영이가?

 

용건은?

 

모르죠

 

[여진] 알았어

 

일단 계속 접촉해 봐

 

네

 

[한숨] 가볼게요

 

[여진] 가지 마

 

왜요? 무슨 용건 남았어요?

 

[프로그램 작동음]

 

안 돼, 불 끄지 마

 

[감성적인 음악]

 

끄지 마

 

답답해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[태현] 근데 그 사모님은 맘에 안 들어요?

 

[여진]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야

 

[태현] 그럼요?

 

채영이 아버지는 내 아버지의 가신이었어

 

한도준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면

 

굳이 날 찾을 필요도 없었겠지

 

그 점은 믿을 수 있어

 

다만…

 

다만?

 

약해

 

그 아저씨는 혼자서 한도준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

 

그런 사람이 못 돼

 

따라서 채영이가 날 보고 싶은 이유는

 

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살고 있는

 

채영이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이겠지

 

[어두운 음악]

 

[한 회장] 그동안 잘 있었니?

 

오라비가 자주 찾아와 보지도 못하고 미안하다

 

그나저나

 

밖에는 아직도 너 한 번 알현해 보려는 것들이

 

줄줄이네

 

날 면회하려던 사람들이 있을 거야

 

한도준에게 맞서기 위해 내 힘이 필요한 사람들

 

우선 그들을 접촉해야 해

 

[태현의 씁 입소리] 아…

 

아, 그, 얼마 전에

 

당신을 만나려고 시도했던 사람들이 있었어요

 

그런데 제한 구역 앞에서 당신 오빠가 돌려보내기는 했지만

 

누군지 알아?

 

- 모르죠 - 혹시…

 

핸드폰 줘 봐

 

이 사람도 있었어?

 

니가 들고 봐

 

[탁 손 내리는 소리]

 

핸드폰 뺏으면 화내잖아요

 

[긴장감 도는 음악]

 

[태현] 아, 맞아요, 이 사람

 

[여진] 건설회 고 사장이야

 

이분은 우리 외가 쪽 가신이야

 

오빠하고는 앙숙이고

 

분명

 

그동안 날 만나려고 노력을 했을 거야

 

전에 그 양반들이 엘리베이터에서 하는 말을 들었는데

 

면… 면회 금지 취소?

 

- 뭐더라? - 가처분 신청?

 

[손가락을 탁 튕기며] 맞아요, 가처분 신청

 

그걸 할까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

 

했나?

 

그런 짓은 안 했을 거야

 

만일 그랬다면

 

지금 내가 살아있지 못했을 테니까

 

이 사람은

 

강해요?

 

강해

 

[태현의 쩝 입소리]

 

아, 이런 사람들 말고

 

만나고 싶은 사람 없어요?

 

- 없어 - 아이고, 왜?

 

그, 3년 동안 갇혀 있었는데

 

보고 싶은 사람 없어요?

 

다 죽었어

 

-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- [감성적인 음악]

 

날 사랑했기 때문에

 

그럼 여기서 나가면

 

제일 하고 싶은 게 뭐예요?

 

이곳을 무너뜨리는 거

 

날 가둔 인간들과 함께

 

이 감옥을 무너뜨릴 거야

 

예

 

알았어요 [웃음]

 

알았고요

 

뭐, 먹고 싶은 거라도 있을 거 아니에요

 

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

 

- [부드러운 음악] - [쩝 입소리]

 

아유, 젠장

 

왜 하필 된장찌개냐고

 

김치찌개, 순두부찌개

 

그 많은 찌개 중에 왜 하필 된장찌개냐고?

 

꼭 이렇게 티를 내요

 

엄마 없는 애들은

 

너도 지금 티 내고 있거든

 

아, 티 나요?

 

친구는 있어요?

 

[여진] 친구?

 

친구란 나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야

 

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데

 

그런 관계가 성립될 리가 없잖아

 

없네

 

내가 왜 친구가 없어?

 

동창들도 많고

 

날 따르는 계열사 사장들도 많아

 

그런 게 없는 거예요

 

그럼, 그러면 친구 많아?

 

아니요

 

나도 없어요, 친구

 

나는 어릴 때 가난해서

 

줄 건 없고 받을 건 동정뿐이었으니까

 

그래서 나도 없어요, 친구

 

소원 추가요

 

- 뭐? - 원래 지니도

 

그, 호리병에서 꺼내주면

 

소원 세 개 들어주잖아요 그러니까

 

안 돼, 딜은 끝났어

 

아유, 아, 소원이 뭔지는 들어보고

 

들어주고 싶으면 들어주고 싫음 말고, 예?

 

좋아

 

들어나 보자

 

쩝, 두 번째 소원은

 

우리

 

친구 합시다

 

뭐? 친구?

 

예, 친구

 

우리 둘 다 친구 없잖아요

 

근데

 

- 너 몇 살이니? - [태현] 아이

 

'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' 몰라요 ?

 

그리고 원래 나는 돈 많고 빽 있는 사람 완전 좋아해요

 

그래, 그러니까 친구 해요

 

뻔뻔하긴, 너 땡잡았다

 

너 같은 가난뱅이가 나 같은 부자를 친구로 두게 돼서

 

오케이, 그럼 우리 이제 친구예요

 

뭐, 친구란 게 아니다 싶음

 

절교란 것도 있으니까

 

- [긴장감 도는 음악] - [현숙의 놀란 신음]

 

자, 그럼 우리 당장 내일부터

 

재활 훈련 합시다

 

재활 훈련?

 

여기서?

 

싫어

 

내 자리로 돌아간 다음에 할 거야

 

왕좌까지 걸어갈 수 없으면

 

왕좌에 앉을 수도 없어

 

[감성적인 음악]

 

난 오늘

 

널 왕좌로 돌려보낼

 

이유를 찾았어

 


용팔이 ↲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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